김완선 컴백, 왜 열기가 뜨거울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04.16 09: 32

[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지난 수요일 방송된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솔직 담백하게 지난 이야기를 해줬던 김완선. 대부분의 언론 기사는 그녀를 가수로 만들어 냈던 매니저이자 이모 故 한백희씨와 얽혀있던 김완선의 고백과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각종 루머에 대한 그녀의 해명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녀를 좋아했던 30대 중 후반 시청자들도 43세 중년여가수로 가요계에 돌아올 김완선의 충격적인 과거사에 놀라움과 동시에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1시간 남짓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가요계의 대표적인 여가수의 이야기에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다.
필자는 희로애락이 모두 있는 김완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또 다시 여기서 논하기 보다는 그녀의 음악 히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싶다. 6년 만에 컴백한 김완선의 새로운 도전과 시작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
- 반드시 재조명되어야 할 김완선의 음악들 –

1980년 대 대중음악계는 ‘보여주는 음악 시대’를 가져 온 M-TV를 통해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마돈나(Madonna)•듀란 듀란(Duran Duran)•횀(Wham!)등 많은 팝 스타가 등장했고 우리나라 가요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또한, 모던 토킹(Modern Talking)•조이(Joy)•보니 엠(Boney M)등 영미권이 아닌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 댄스(Euro Dance)도 그 당시 국내 음악 팬들에게는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영미의 팝 음악과 유로 댄스 음악의 장점이 절묘하게 결합 선상에 바로 김완선의 노래들이 있었다.
기존 한국 가요계에서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사운드와 댄스 음악 장르를 앨범을 만들어 냈고, 김창환(1집 ‘오늘 밤’)•신중현(2집 ‘나 홀로 뜰 앞에 서서’)•이장희(3집 ‘나 홀로 춤을 추긴 너무 외로워’) 그리고 손무현(5집 ‘나만의 것’)을 대한민국 가요계의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을 참여시켜 김완선의 노래를 만들고 프로듀싱했다는 것은 제작자이자 매니저였던 故 한백희씨의 빼어난 능력을 입증하는 결과물이다.
물론 18세 때였던 1986년 ‘오늘밤’이 수록된 첫 앨범이 발표되어 큰 히트를 기록하기 전 10대 중반부터 프로 가수가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 했던 김완선의 노력이 더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김완선의 춤과 노래는 그녀의 이름 석자 앞에 ‘한국의 마돈나’•’댄싱 퀸’이란 필연적인 수식어가 붙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2년 먼저 활동을 시작했던 이선희와 함께 여성 팬들도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기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남성 댄스 그룹 소방차와 남성 솔로 박남정이 김완선 등장 이후 가요계에 등장 이들 트로이카는 80년 대 후반 “댄스 가요”의 최 절정 인기를 이끈바 있다. 
그런데, 댄스 장르라는 편견 때문인지 김완선의 음악은 오랜 기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운드 보다는 무대 위의 화려한 의상과 댄스에 관심이 집중되었으며,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 보다는 현란한 춤을 보여주기 위해 립싱크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기에 음악적인 면은 철저히 무시되어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김완선이 노래를 빼어나게 잘하는 가창력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그녀 역시 춤을 더 많이 추고 보여줘야 했고 모든 노래는 철저히 작곡가와 프로듀서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아티스트로서의 능력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완선 그녀는 가수였고 힘들고 어두운 과정 속에서 가요계에 길이 남을 명곡들의 주인공으로 남아 있다.
‘오늘 밤’•’리듬 속에 그 춤을’•’그건 너’•’이젠 잊기로 해요’•’기분 좋은 날’등 4집까지의 주요 인기 곡은 지금도 라디오를 통해 간간히 들을 수 있다. “김완선 음악”의 최고 결정체라 할 수 있는 5집(1990년)은 ‘가장 무도회’•’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나만의 것’등의 멀티 히트곡이 수록된 상업성과 음악성이 결합된 가요사에 남을 만한 명반이다. 6집 ‘애수’를 끝으로 ‘한국 가요계 은퇴’라는 어리석은 홍보 방법을 택한 것이 “김완선 표 댄스 음악”의 오랜 공백과 부진 그리고 여러 악재를 만들어 낸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LP시대에 발표되어 CD로 발매되지 못해서 전혀 접할 수 없는 김완선의 데뷔 앨범부터 5집까지 음반으로 재 발매되어 음악 팬들 역시 그녀의 음악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주어졌으면 한다. (현재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4집 “기분 좋은 날” 수록곡만 MP3 구매와 스트리밍이 가능한 실정이다.)
- “영원한 댄싱 퀸” 김완선, 당신을 응원합니다 - 
1996년 ‘탤런트’가 담긴 7집을 발표하며 중화 권 활동을 접고 한국가요계에 컴백했던 김완선은 8집 “S & Remake(2002년)”•9집 ”rRturN(2006년)”을 꾸준히 발표하며 음악 팬들과의 만남은 이어 나갔지만, 과거의 화려한 명성과 인기가 있던 전성기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TV 화면에서 끝 부분에서 보인 김완선의 모습은 한결 밝고 맑아 보였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일렉트로니카 뮤직을 하는 듀오 로맨틱 카우치의 ‘Like A Virgin’의 뮤직 비디오에 등장 그녀에 익숙한 기성 세대 보다 10~20대 나이의 젊은 층으로부터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김완선만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10대 후반의 아리따운 소녀였던 ‘한국의 마돈나 김완선’이 중년의 나이가 되어 돌아왔다. 50대 중반의 ‘팝의 여왕’ 마돈나는 여전히 전세계 대중음악계를 좌지우지하는 전설로 왕성한 활동과 더불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돈나 보다 훨씬 어린 나이의 김완선 역시 한국 가요계를 위해 꾸준히 활약하는 음악인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김완선님, ‘당신은 영원한 우리 시대의 댄싱 퀸’입니다. 당신의 컴백을 환영하고 응원합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 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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