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장근석-박해진, 드라마 속 그들이 빛나는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8.11.20 07: 59

누가 봐도 “정말 연기 잘 한다”고 감탄하는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튀지 않지만 존재감이 빛나는 배우가 있다. 전자가 스스로 빛을 발하는 주인공들이라면 후자는 ‘별’이 빛날 수 있게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드라마에서는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또 다른 주연을 빛나게 해주는 역이 눈에 띄는데 ‘그들이 사는 세상’의 현빈, ‘에덴의 동쪽’의 박해진, 얼마 전 종영한 ‘베토벤 바이러스’의 장근석이 그들이다. 현빈, 장근석, 박해진은 드라마의 원톱은 아니다. 이들보다 송혜교, 김명민, 송승헌 혹은 한지혜가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기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저마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빛을 발하고 있다. ‘그들의 사는 세상’에서 현빈의 연기는 눈에 띄게 안정적이다. 훤칠한 외모 덕에 시트콤 ‘논스톱 4’로 단박에 스타로 부상한 그는 ‘아일랜드’ ‘내 이름은 김삼순’ ‘눈의 여왕’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줄곧 주인공을 맡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편하게 보인 적은 없었다. 연기력이 필요한 역할이 아니었거나 항상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작품에서는 튀지 않고 평범하게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스타’가 아닌 ‘배우’ 현빈을 빛나게 하고 있다. 특히 2회 마지막 장면에서 사랑하는 연희(차수연 분)와 헤어지고 오열하는 장면은 많은 호평 받았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김명민의 개성 강한 연기와 조연들의 명품 연기, 가슴 따뜻하게 울려 퍼지는 각각의 에피소드로 매회 화제가 됐다. 장근석은 아역 탤런트 출신으로 청춘 학원물에 많이 출연하면서 청춘 스타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작품에서 꽤 진지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황진이’에서는 황진이(하지원 분)의 첫사랑 은호로 출연해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을 잘 살려냈다. ‘쾌도 홍길동’에서는 비극적인 운명의 주인공 이창휘로 분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천재 트럼페터, 지휘자 강건우 역을 맡아 솔직하고 쿨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스승인 강마에(김명민 분)에게 사랑하는 두루미(이지아 분)도 빼앗기고, 제 힘으로는 자신의 오케스트라도 지키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힘들어하는 모습까지 무리없이 소화하며 성숙한 배우의 모습을 보였다. 박해진은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 단 번에 스타덤에 오르지만 서두르거나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에덴의 동쪽’에서는 조연에 가까운 신명훈 역을 맡았다. 송승헌, 연정훈, 이연희, 한지혜, 이다해 등 톱스타 대거 출연으로 자신이 받는 스포트라이트도 줄고 폭력적이고 잔인한 역이라 한창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던 그에게는 위험이 클 수 있다. 게다가 그의 악독한 행동으로 오히려 희생자 지현 역을 맡은 한지혜가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줄곧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그가 오히려 개성 강한 캐릭터로 가능성을 보였다. 주연 욕심을 버리고 연기자로서 한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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