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독수리 선봉장' 이영우, 어떤 선수였나

  • 이메일
  • 트위터
  • 페이스북
  • 페이스북


[OSEN=이상학 기자] "맞히는 재주는 타고났다".

15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한화 외야수 이영우(37)는 맞히는 재주만큼은 타고난 왼손 타자였다. 김인식 전 감독은 "이영우가 건드리지 않는 볼은 정말 많이 빠진 볼이다. 맞히는 재주는 하나만큼은 타고 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영우는 군입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통산 타율이 3할1리로 2000타석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통산 10위에 해당할 정도로 맞히는 감각이 뛰어난 타자였다.

▲ 정확성과 장타 겸비

전성기 이영우는 정상급 타자였다. 뛰어난 타격감각과 한 방을 칠 수 있는 장타력 그리고 도루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대팀으로서는 여간 까다롭기 그지없었다. 이영우는 3할 타율을 4차례 달성했으며 15홈런 이상을 4차례나 해냈다. 두 자릿수 도루도 6시즌 기록했다. 전성기였던 1999~2004년 이영우는 6시즌간 연평균 타율 3할1푼2리 142.5안타 17.7홈런 60.2타점 14.0도루라는 호성적을 내며 리그 탑클래스 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역대 통산 성적은 1312경기 타율 2할9푼3리 1275안타 135홈런 533타점 112도루. 2할9푼3리의 통산 타율은 2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20위이며 한화 출신 타자로는 제이 데이비스(0.313) 김태균(0.310) 다음이다.

▲ 공격적인 1번 타자

이영우는 공격적인 타격을 하는 타자였다. 여타의 1번 타자들과 다르게 초구부터 좋은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스타일이었다. 출루율이 강조되면서 1번 타자의 공을 고르는 능력과 인내심이 주목받는 시대에서 이영우는 적극적인 타격으로 어필했다. 이영우는 "1번 타자가 적극적으로 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 이영우는 1회 선두타자 홈런이 통산 17개로 KIA 이종범(44개) 다음으로 많다. 이영우는 "발 빠른 타자들이 1번을 쳐야하는데"라면서도 "그래도 1번이 가장 편하다"고 말하곤 했다.

▲ 저평가 된 우량주

선린상고-건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6년 2차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영우는 데뷔 첫 해부터 타율 2할6푼9리 8홈런 39타점 12도루로 가능성을 엿보였고 1999년에는 타율 3할3푼4리 142안타 13홈런 16도루로 맹활약하며 비로소 정상급 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그해 소속팀 한화도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팀의 하락세와 맞물려 이영우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2002~2004년은 이영우의 전성기이자 한화의 암흑기였다. 그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을 받은 이유였다.

▲ 서른둘의 병역비리

이영우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는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이영우도 혜택을 누리는 듯했다. 그러나 2004시즌 막판 프로야구판을 강타한 병풍이 이영우를 덮쳤다. 아시안게임 이전 병역비리가 발각돼 꼼짝없이 공익근무로 2년간 대체 복무했다. 당시 이영우의 나이 서른둘이었다. 2007년에야 돌아온 이영우는 더 이상 전성기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4년간 타율 2할6푼2리 9홈런 90타점 8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더 이상 예전의 이영우가 아니었다.

▲ 아쉬운 부상투혼

이영우는 2008년 4~5월 오랜만에 날았다. 수술한 왼쪽 어깨를 재활하고 있었지만 어려운 팀 사정을 감안해 좌익수를 보면서 경기에 출장해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재활과 경기를 병행하디 보니 그만 어깨가 탈이 나고 말았다. 시즌 중반부터는 타격훈련보다도 재활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을 정도. 이영우는 "수술 후 5개월 만에 실전에 투입됐는데 돌이켜 보면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었다. 결국 고질적인 어깨 통증은 이영우의 선수생활 마감을 앞당기고 말았다. 한화는 팀을 위해 투혼을 마다하지 않은 베테랑을 위해 언제나 그랬듯 은퇴식을 열어줄 예정. 이영우는 현역 중 신경현과 함께 유이하게 남은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멤버다. 당시 신경현은 핵심전력이 아니었지만, 이영우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당당한 1번 선봉장이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OSEN 포토 슬라이드
슬라이드 이전 슬라이드 다음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