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두산 캠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1.01.21 10: 25

한국을 대표하는 빅리거 스타 출신이지만 여기서는 귀여운(?) 막둥이 대접이다.
2011시즌 일본무대에 도전하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일본 오이타현 벳푸시에 차려진 한국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 해 미야자키 두산 전훈 캠프를 찾은데 이은 2번째 전훈 합류이다.
지난 18일 두산 선수단에 합류한 박찬호는 두산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와 잘 어울리며 2월 1일 오릭스 블루웨이브 스프링캠프에 앞서 컨디션 조절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박찬호는 코칭스태프와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산 코치들은 외부에서 온 불청객이 아닌 ‘준코치’ 대우를 해주며 박찬호에게 막내로서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두산 선수단의 첫 휴식일을 앞둔 20일 저녁. 코칭스태프는 두산을 돕고 있는 일본인 관계자의 초청으로 회식을 가졌다. 김경문 감독과 코치들,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만 참석하는 자리였지만 박찬호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해 스프링캠프,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잠실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함께 해오는 등 박찬호와 꾸준히 접촉해 스스럼이 없어진 두산 코치들은 이때부터 박찬호를 ‘막내 코치’로 확실하게 대우(?)했다. 일단 박찬호의 첫 임무는 ‘짐꾼’이었다.
26일 건너갈 2차 전훈지인 미야자키현 사이토시의 시장이 선물로 보내준 일본 소주 한 박스가 박찬호에게 주어졌다. 회식자리까지 이동할 때 박찬호가 책임져야할 박스였다.
회식자리에서는 김광수 수석 코치의 박찬호 구박(?)이 계속됐다. 박찬호 맞은편 자리에 앉은 김 코치는 “찬호야 니가 제일 느리더라. 어떻게 우리팀에서 가장 느린 투수인 장민익보다도 뒤지냐”는 등 박찬호가 무슨 얘기만 하면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며 약을 올렸다. 하지만 박찬호도 만만치 않았다. 밀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며 좌중을 웃겼다.
“코리안 특급인 대스타에게 너무 하는 거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 코치는 “찬호가 받아주니까 장난을 치는 거죠”라며 빙그레 웃었다. 박찬호도 “조심하세요”라고 은근하게 협박,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박찬호가 이처럼 두산 코칭스태프와 스스럼 없이 지내는 것은 물론 공주고 선배인 김경문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무대에서 명성을 날리는 등 박찬호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김 감독은 “넌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옆에서 훈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여기에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는 공주고 선배인 '학다리' 신경식 코치와 한양대 1년 선배인 강인권 배터리 코치 등 다른 코치들도 잘 알고 지내온 사이인 점 등 2년간 두산과 함께 훈련하며 선수단 전체와 친숙해졌기에 박찬호가 부담 없이 지내고 있는 것이다.
현지에서 팀 전지훈련 지원에 열중하고 있는 김태룡 두산 베어스 이사는 “박찬호가 있음으로 인해 우리 투수 후배들에게 정신적,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빅리그 출신의 베테랑답게 후배들에게 명상, 절체조, 요가 등을 가르쳐주며 몸관리의 중요성을 일러주고 있다”며 ‘박찬호 효과’에 만족해하고 있다.
박찬호는 일주일간 두산 캠프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뒤 서울로 돌아가 짐을 다시 꾸린 뒤 오키나와에서 시작되는 오릭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두산 선수단과 함께 하며 몸과 마음을 추스린 박찬호가 일본무대 데뷔 첫 해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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