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부러진 화살’..퐁당퐁당 우려→기적의 흥행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1.26 09: 11

13년 만에 영화계로 돌아온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6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5일 전국 13만 4869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104만 1738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개봉 8일 만에 100만 돌파라는 쾌거를 이룬 기록이다.
‘부러진 화살’은 지난 18일 개봉날 스크린 수가 245개로 같은 날 개봉 영화 중 두 번째로 스크린 수가 적었다. 하지만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며 24일에는 456개로 스크린이 확대됐고 25일 389로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100만 이상을 기록했다.

‘부러진 화살’의 이 같은 흥행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대기업을 끼고 화려한 홍보를 한 영화들에 비해 관객들을 주목시킬만한 홍보도 없었고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지도 못했다.
‘부러진 화살’은 자신에게 패소 판결한 담당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재임용에서 탈락해 수년간 법정싸움을 벌이던 김명호 교수가 소송에서 지자 담당 판사에게 석궁을 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석궁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순수 제작비는 5억 원과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총 1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저예산 영화라는 핸디캡 때문에 ‘부러진 화살’은 타 영화들에 비해 홍보가 잘 되지 않아 예매율이 높지 않고 첫 주에 관객들을 모으지 못하면 퐁당퐁당 상영되거나 조기 종영될 수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러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전국 관객 50만 명을 모으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었던 ‘부러진 화살’이 개봉 8일 만에 100만 명을 넘기며 손익분기점 2배를 기록했다.
무서울 정도로 관객들을 모으고 있는 ‘부러진 화살’은 실화인 ‘석궁테러사건’을 빈틈없이 풀어낸 정지영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 안성기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최고의 앙상블을 이루며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이들이 SNS을 통해 입소문을 내면서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부러진 화살’은 지난해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경찰들이 재수사에 착수해 사건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데까지 이끈 영화 ‘도가니’와 같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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