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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내 성공 기준은 오랜 선수생활”





[OSEN=박현철 기자]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은 제 성공 기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대한 우리 팀에서 오랫동안 공헌하는 것이 제게 진정한 선수 생활 성공입니다”.

한때 그는 구제불능 급 사고뭉치였다. 팔꿈치 수술을 놓고 구단과 분쟁을 일으켜 임의탈퇴 위기에도 놓였고 팬들과의 마찰로 인해 홈구장에 규탄 현수막까지 걸리기도 했다. 한때 최고 유망주로 꼽혔으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그는 이제 진짜 프로야구 투수가 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 10년차 우완 노경은(28)의 이야기다.

노경은은 지난 시즌 44경기 5승 2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5.17을 기록했다. 성적표로는 뛰어나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그는 리드 시에도 패색이 짙은 순간에도 자주 등판하며 하위팀 전형적인 계투 요원의 모습을 보였다.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아웃되기는 했으나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가 굉장히 높았던 투수가 바로 노경은이다.

리틀야구 시절부터 최고 에이스 자질을 보여주며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1차 우선 지명(계약금 3억8000만원)으로 입단했던 노경은. 그러나 2004년 프로야구계를 휩쓸었던 병풍에 휘말린 뒤 시즌 후 팔꿈치 수술 여부를 놓고 구단과 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운영부장을 맡았던 김태룡 현 단장은 그 때의 노경은에 대해 “저런 놈 처음 봤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수술을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한 후에도 노경은의 처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9년 5선발 후보로도 꼽혔던 노경은.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난으로 인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었고 급기야 팬들과의 넷상 다툼으로 인해 ‘노카트’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 시즌 중 노경은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저보고 팬 분들이 ‘노카트’라고 하는 것 아세요”라며 질문했다. 당시 계투조에서 활약이 뛰어났던 순간이라 팬들의 차가웠던 시선이 많이 따뜻해졌던 시기였다.

“어떤 팬 분이 미니홈피 쪽지를 보내셨더라고요. ‘우리 노카트님 캐시로 비싼 카트 사드려야 할 텐데’라고”.(웃음) 사실 노경은은 쉴 때 절친한 친구와 카페를 찾아 커피 한 잔 같이 하거나 가끔 인터넷 게임을 하는 정도로 시간을 보내는 선수다. 야구를 잘하게 된 순간 팬들의 비난은 점차 줄어들고 칭찬이 늘어가며 편견도 수그러들었다.

“야구 안 놓기를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선배들께서도 오래 버티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 하셨거든요. 9년 동안 숨겨졌던 제 야구인생의 시발점은 바로 지난해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진감래’의 진리를 스스로 체득했기 때문인지 이야기를 하던 노경은의 표정은 더욱 뿌듯했다.

김진욱 신임 감독은 과거 노경은이 구단 내에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을 때도 기대의 끈을 놓지 않던 지도자였다. “경은이 만큼 손목힘이 좋은 선수가 없다. 그러나 자신이 제 기량을 잘 알고 힘을 줘야 할 때와 뺄 때를 알아야 한다”라며 안타까워하던 투수코치는 이제 감독으로서 노경은을 미래의 마무리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1~2년 정도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쓰면서 경은이를 셋업맨으로 활용한 뒤 마무리 보직을 맡기고 싶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복안 중 하나다.

“김 단장님과 언젠가 감독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 정말 어려웠을 때도 ‘김진욱 코치님 덕택에 그나마 내가 야구를 하는 것이다’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고 단장님도 그걸 알고 계시더라고요. 코치님이 감독으로 부임하셨다고 크게 부담을 느끼고 싶지는 않아요. 선후배들과 함께 똘똘 뭉쳐 커다란 무언가를 이루고 선물로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팀 우승 그 이상의 것으로 보답하겠다는 노경은의 말이다.

우리나이 스물아홉이 된 노경은. 이제 그에게 ‘유망주’라는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1군 활약상도 지난 9시즌 중 딱 1시즌이 좋았을 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필승 계투가 되기 위해 앞으로 더욱 잘해야 한다는 것을 굉장히 잘 알고 있는 노경은이다.

“반짝 활약에 나태해지지 않게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뛰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실 제게 선수 생활의 성공 기준은 FA 대박이 아니에요. 마음 같아서는 최대한 두산에서 오랫동안 뛰면서 공헌하고 싶어요. 그리고 40세 이상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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