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어워드, 자뻑~귀요미 1위는?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3.15 09: 13

공정성은 없지만 공감은 있다. 수상한다고 명예도, 그렇다고 거금의 상금이 따라오는 것도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무한 애정을 엿볼 수는 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시즌 2가 방송되지 않는 한 처음이자 마지막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다.
15일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우리 곁을 떠난다. 시청률 40%를 넘긴 국민 드라마이기에 이대로 빈손으로 떠나보낼 수는 없다. 2012 MBC 연기 대상까지 기다리기 위해 앞으로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제 1회 해품달 어워드의 결과를 지금 공개한다.
‘자뻑상’ 김수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그래, 한 나라의 왕이 이 정도로 잘생기면 주권을 포기하고 노비를 해도 행복할 것 같다. 조선의 군주 이훤(김수현 분)이 말했다. “한 나라의 왕이 이렇게 생기기 쉬운 줄 아느냐?”, “내가 잘 생긴 건 잘 안다만, 그만 쳐다보거라.”, “내 중전을 위해 옷고름 한번 풀지.” 이쯤 되면 병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헌데 김수현이기에 이런 불치병이 따로 없는 왕자병도 용서가 된다. 듣기만 해도 닭살스러운 이 대사를 김수현은 능청스럽게 소화를 했고 우린 열광했다.
‘생고생 전담상’ 한가인
 
한겨울에 얇은 소복을 입고 거기다 맨발로 몇 시간씩 고문을 당했다. 가뜩이나 흰 피부는 추운 날씨에 핏기가 없어지면서 더욱 안쓰러웠다. 훤을 죽이려고 했다는 모함으로 고문까지 당한 연우. 연우 역의 한가인은 대역도 거절한 채 고문장면을 열연했고 방송 후 지겹도록 따라다닌 연기력 논란을 조금은 벗을 수 있었다. 큰 눈 때문에 놀라는 연기를 할 때마다 거슬린다, 성인이 된 연우가 급격히 늙었다는 등 의도와 상관없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한가인은 이 생고생 덕에 시청자들의 날선 잣대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짝사랑 위로상’ 정일우·김민서
 
 
가혹해도 너무 가혹했다. 어장관리 따위는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훤과 연우는 철저하게 보경(김민서 분)과 양명(정일우 분)을 내쳤다. 훤과 연우는 도무지 다른 곳은 쳐다보지 않았고 두 사람을 사랑하는 보경과 양명은 외로웠다. 보경과 양명에게 세상엔 훤과 연우 말고도 수많은 짝 없는 기러기들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상은 ‘해를 품은 달’ 속 가련한 주인공 정일우와 김민서에게 짝사랑으로 한번쯤 가슴 아팠던 시청자들이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상이다.
‘독을 품은 상’ 김영애
 
‘로열 패밀리’에서 미운털 박힌 며느리에게 “저거 치워”라고 말할 때부터 알아봤다. 대비 윤씨 역의 김영애는 ‘해를 품은 달’에서 서늘한 일명 레이저 눈빛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왕 김수현도 죽일 기세였다. 가문의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손자도 위협했다. 김영애의 살기 어린 미소와 말투는 안방극장을 숨죽이게 했다. 극중에서 김영애는 김수현, 정일우, 전미선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을 높였다. 과로로 입원하면서도 ‘해를 품은 달’ 촬영을 이어왔던 김영애의 연기투혼에 감히 박수를 보낸다.
‘최강 귀요미상’ 정은표
 
 
“돌아서 있으라”라는 어명에 총총걸음으로 벽을 봐야만 했다. 훤의 분노 섞인 외침에도 연우와의 합방을 방해해야만 했다. 훤의 수족 형선 역의 정은표는 그렇게 ‘해를 품은 달’을 지배했다. 훤이 웃으면 형선도 웃었고 훤이 울으면 형선도 함께 울었다. 이런 까닭에 형선은 훤 못지않은 시청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국내 사극에서 내시가 이토록 큰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가. 훤이 있기에 존재하는 형선의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운 표정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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