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新풍속도' 사극? 로코? 겉만 보고 속단하지 마라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2.03.25 09: 55

최근 드라마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기며 국민드라마에 등극한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을 비롯 후속작 MBC '더킹투하츠‘, SBS 수목극 ’옥탑방왕세자‘ 등 최근 드라마들이 한가지 장르로 규정지을 수 없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사극의 외피를 쓰고 있었던 ‘해를 품은 달’은 애초부터 정통 사극과 거리가 멀었다. 정통사극에 통상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인 권력 싸움이 있긴 했지만, 결국은 지독한 첫사랑에 관한 멜로였으며, 정치 역시 그 멜로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에 불가했다.

여기에 주술과 생과 사를 넘나드는 판타지가 더해져 매력적인 드라마가 탄생했다.
후속작 ‘더킹’ 역시 복합 장르가 어우어진 작품이다. 결국은 뺀질한 한 남자와 결혼 걱정이 최우선이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주이지만, 그 과정에서 입헌군주제라는 가상 설정과 분단 현실이 양념으로 등장해 다소 무겁고 진지한 정치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실상은 남녀의 티격태격이 결국 사랑으로 이어지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드라마를 연출한 이재규 PD 역시 “사실은 이 작품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정체를 알 수 없고 다음장을 예측하기 힘든 작품이다. 포복절도할 코미디와 애절한 사랑이야기, 사회적인 이야기가 담긴 종합선물 같은 작품이다"고 ‘더킹’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옥탑방 왕세자’ 역시 사극과 타임슬립, 로맨틱 코미디가 결합된 모호한(?) 드라마이다. 로맨틱 코미디에, 이각이라는 왕세자가 현대로 넘어오는 설정이 더해져 드라마을 더 ‘드라마틱’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각이 살았던 시대가 초반 그려지며 사극적인 요소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젠 하나의 장르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미 시청자들은 장르의 공식을 너무 잘 알아버렸고, 웬만한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둔감해진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 앞으로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장르들의 혼합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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