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없었으면 이 영화 밍밍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4.18 09: 37

'납뜩이 없었으면, 김정태 없었으면..'
'코믹한 변사또' 송새벽이 없는 '방자전'은 생각할 수 없듯이, 최근 흥행 영화들은 개성 넘치는 조연들의 막강한 힘이 작용한 것을 볼 수 있다.
'건축학개론'에서 이용주 감독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부분은 조연 납뜩이(조정석)가 없었다면 영화 자체가 밍밍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건축학개론'에서 조정석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멜로 이야기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주인공인 대학생 승민(이제훈)의 연애 상담을 도맡아 해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절친한 친구 납뜩이는 등장인물들 중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주인공 수지 역시 "납뜩이가 그렇게 웃길 줄 몰랐다"는 영화 감상평을 들려주기도 했다.
박희순, 박시연 주연 '간기남'은 조연군단인 김정태와 이광수가 아니면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영화였다.
우연히 뇌쇄적인 매력의 미망인과 함께 간통과 살인사건에 휘말려 궁지에 몰린 주인공 선우(박희순)의 절친한 동료 형사인 서형사 역을 맡은 김정태는 영화 내내 '언어의 향연'을 펼쳐보이며 코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슬아슬하거나 무거워진 상황에서 환기와 이완을 시켜주는 인물이다. 이런 류의 코믹 감칠 캐릭터들은 조연으로 한국영화에 많이 등장하는데, 일정 정도 작품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다.
예능에서 '광바타'로 불리며 사랑을 받고 있는 이광수는 영화에서 웃기면서도 놀랍다. 선우의 조수인 기풍 역역을 맡아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해냈다. 박희순과 이광수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장면에서, 천재인지 바보인지 헷갈리는 이광수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자체의 마스코트가 된 주인공도 있다.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는 주인공 중 한 명인 류승범의 열연 덕을 톡톡힌 봤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천부적 사기본능을 지닌 진오 역 류승범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추격극은 오랜 영화의 역사 속에 외화, 한국영화 등 국적을 넘어 수많은 작품에서 만난 장르. 그렇기에 자칫 지루하고 밋밋하고 진부해질 수 있지만, 류승범은 이런 범죄추격극에 '엣지'를 더했다.
극중 진오라는 이름대신 '시체'로 더 많이 불리는 류승범은 범상치 않은 등장에서부터 행동, 말투, 의상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이렇게 웃길 수가 있을까", "저 캐릭터를 저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란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로 류승범이란 배우의 개성을 십분 드러낸다. 이 예측 불허의 캐릭터를 류승범이 아닌 누가 했다면, 이란 생각 자체를 부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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