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왕' 주지훈 "첫 사극·코미디, 부담은 없었어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7.24 15: 17

우리들의 '꽃미남 황태자 이신'은 어디로 간 걸까.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들고 3년 만에 우리 곁을 찾아온 주지훈은 공개된 예고편에서 '처참하게' 망가진다. 옷만 근엄하고 화려한 왕일 뿐, 표정과 행동은 한마디로 '바보' 그 자체다.
주지훈이 '코미디' 장르를 들고 컴백할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동안의 작품들, 드라마 '궁'을 비롯해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을 통해 보여줬던 꽃미남의 훈훈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주지훈이기 때문.
게다가 코미디뿐만 아니라 주지훈은 이번 영화에서 '사극'이라는 장르와 '1인 2역'이라는 연기 도전으로 새로운 변신을 선보일 예정. 

이처럼 복귀작에서 3가지의 도전을 펼칠 주지훈은 지난 18일 OSEN과 만나 그리 큰 부담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작품에 대한 신뢰, 감독에 대한 신뢰, 그리고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 큰 부담을 가지진 않았어요. 감독님도 잘 알려진 분이셨고 출연하시는 선배님들의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신뢰가 있었어요. 책도 좋았는데 연출진과 출연진들이 정말 좋아서 신뢰가 있었어요."
부담은 없었다고 하지만 처음으로 해보는 '사극' 장르이니만큼 소감도 남달랐을 터. 사극 연기를 해본 소감을 물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톤이 튀어버리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감독과 함께 이야기해나가며 점차 맞춰갔다고.
"저희 영화는 정통사극톤으로 가지는 않아요.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감독님도 괜찮았던 장면이 막상 조선시대 배경에 조선시대 의상을 입고 하니까 뭔가 이상한 것들이 있는거예요. 톤이 튀어버리는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잡아나갔아요. 감독님께 '상황이 이렇게 넘어가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얘기하면서요."
'주지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주지훈은 첫 주연작이었던 '궁'에서 화려한 궁궐 안에 외롭게 자라야 했던 황태자 이신 역을 맡아 훌륭히 소화해냈고 수많은 여성팬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보듬어주고 싶은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행동들과 9등신 몸매에 훈훈한 외모까지 겸비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는 코믹한 표정들도 마다치 않으며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꽃미남' 주지훈이 이를 망설이지는 않았을까. 애초에 망가짐을 목표로 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었다고 했다.
"저희 영화는 콩트가 아니에요. 망가짐을 목표로, 웃음을 목표로 연기하진 않죠. 저희는 상황이 재밌는 영화고 진실하게 캐릭터로 연기하면 되는 영화라 걱정 안 했어요. 또 촬영 내내 코미디의 대가인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재밌었어요. 선배님들한테 많이 배웠죠. 연세도 있으신데 열정이 정말 대단하세요. 에너지가 넘치시고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메가폰을 잡은 장규성 감독은 영화 '이장과 군수', '여선생 VS 여제자' 등의 작품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유명 감독. 촬영 하면서 장규성 감독과 친구 같은 관계가 됐다는 주지훈은 이후 장규성 감독이 또 한 번 러브콜을 보내면 흔쾌히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작품을 봐야 한다며 배우로서 진지한 답변을 내놨다.
 
"감독님과는 친구 같은 관계가 됐어요. 워낙에 권위적이시지 않고 오랜 기간 촬영하면서 편해지기도 했죠. 그렇지만 감독님이 또 작품을 같이 하자고 하면 아니라고 답할 거예요(웃음). 그건 멀티플레이가 가능하신 분들만 할 수 있는 답변인 것 같아요. 연기경력 20년 넘으신 분들 있잖아요. 극이라는 장르 안에서 나올 만한 캐릭터들을 모두 한 번쯤은 경험해보신 분들이요. 왜 대본을 봐야 하냐면 저는 너무 좋은데 제가 캐릭터 설정이 이해가 안 됐는데 작품을 하게 되면 관객분들에게 폐를 끼치는 거잖아요. 관객분들에게도 안 좋고 작품으로서도 안 좋은 일인 거죠."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중요하다는 주지훈에게 이번 캐릭터의 어떤 점에 공감했는지 물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소심한 세자 충녕과 갑자기 왕 연기를 해야 하는 노비 덕칠, 1인 2역의 캐릭터를 맞게 된 주지훈은 인간의 본능을 보여주는 캐릭터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모습을 극대화하고 있어서 공감됐어요. 사람에게는 여러 모습이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인터뷰 할 때는 진지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진지한 이미지가 생기지만 저한테는 그렇지 않은 모습도 있거든요. 세자가 궁을 나오면서 본능에 충실한 모습들을 보이는 모습이 공감을 일으켰어요."
영화가 끝난 후 주지훈은 브라운관에서 또 한 번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SBS 새 드라마 '다섯손가락'에 합류하게 된 것. 같이 작품에 출연하는 걸그룹 티아라의 은정에 대해서 물었더니 주지훈은 사실 걸그룹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티아라 멤버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배우의 느낌이 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좋았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노래도 알고 티아라도 알지만 TV를 잘 챙겨보진 않아요. 그래서 은정씨의 행보를 잘 몰라서(웃음). 그래도 가수란 얘기를 듣고 가서 봤는데 마스크도 좋고 배우의 느낌도 나서 좋았어요."
그간 배우생활을 해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주지훈은 어떠한 감독과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중을 아는 사이가 되고 싶다며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고 싶다는 것.
"감독님이랑 배우가 오래가거나 어떤 배우가 호흡이 잘 맞게 많은 작품에 나오거나 하는 등의 관계가 부러워요. 감독의 페르소나들 있잖아요. 그런 관계가 부러워요. 현장에서 하는 일이 생각이 다르니까 생각을 맞추느라 시간을 많이 쓰는데 눈빛만 봐도 서로 아는 사이가 좋을 것 같아요."
8월, 코미디로 찾아올 주지훈은 절대로 허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더운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린 속 시원한 코미디가 될 거라고.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덥고 짜증 나는데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고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코미디에 가까운 재미를 느끼실 거에요. 절대 허탈한 영화는 아닐 것에요. 연기한 걸로 허탈해지지는 않을 거예요. 8월에 속이 시원해질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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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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