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리콜', '화려함'은 커지고 '심오함'은 작아졌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8.07 16: 50

엄청난 스케일이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의 좌중을 압도하는 스케일이지만 원작이 지니고 있던 메시지는 한층 줄어든 모양새다.
1990년 제작된 폴 버호벤 감독의 동명 영화를 22년 만에 리메이크한 '토탈리콜'은 7일 오후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그 베일을 벗었다. 수많은 SF 영화 팬들이 기다렸을법한 '토탈리콜'은 20세기 당시엔 보여줄 수 없었던 화려한 비주얼로 새롭게 태어났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012년판 '토탈리콜'은 원작의 그것과 비슷한 내용을 보이고 있다. 매일마다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악몽에서 깨어나는 더글라스 퀘이드(콜린 파렐)는 기억을 심어준다는 리콜사를 방문해 자신의 꿈을 체험해 보기로 하지만 기억을 심는 과정에서 의문의 사고가 일어나면서 그는 전세계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음모 속에 휘말리게 된다.

원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작의 주 무대였던 화성이 '브리튼 연방'과 '콜로니' 대륙이 나눠진 미래의 지구로 옮겨졌다는 것, 그리고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미래의 지구를 재현해냈다는 점이다.
개봉과 동시에 앞선 기술력으로 어마어마한 충격을 안겼던 1990년 '토탈리콜'은 2012년판에 비하면 '꼬마'에 불과하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미래의 지구는 물론 영화 '배트맨' 시리즈에 나올 법한 하늘을 나는 미래형 자동차 '호버카' 등 보기만 해도 입이 벌어질 정도의 화려한 비주얼이다. 특히 지구의 중심을 뚫는 엘리베이터 폴은 단연 압권. 지구의 핵을 통과하는만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폴은 지구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는데에만 불과 17분이 소요,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액션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무중력 상태에서 주인공 퀘이드가 벌이는 액션 장면과 자동차 추격장면에서 흔히 사용되는 도기캠을 이용한 독특한 액션 디자인도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
그런데 이처럼 화려함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 '토탈리콜'인데 어딘가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원작이 주었던 심오함이 사라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90년 '토탈리콜'은 아직도 많은 의문을 낳고 있는 영화 중 하나다. 도대체 주인공의 모험은 꿈인가 혹은 현실인가를 두고 말이다. 그리고 감독은 끊임없이 다른 기억을 지닌 퀘이드가 하우저와 동일인이 될 수 있는가를 관객들에게 생각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2012 '토탈리콜'은 이 부분이 약하다. 영화 속에서 간간히 이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해 주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커져버린 스케일 탓일까. 관객들에겐 메시지가 쉽게 다가오진 않는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폭염을 날려버린 시원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극장으로 향해도 좋을 듯 하다.
한편 영화 '언더월드' 시리즈, '다이하드 4.0'의 렌 와이즈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나는 전설이다', '에반 올마이티' 등을 제작한 닐 H. 모리츠가 제작을 맡았으며 할리우드 유명배우 콜린 파렐, 케이트 베킨세일, 제시카 비엘 등이 주연을 맡은 '토탈리콜'은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 
trio88@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