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 '나는 왕', 세종열풍 재연할까? 관전포인트 3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8.08 08: 32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장규성 감독)가 8일 개봉, 극장가에 활력을 더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종과 똑 닮은 꽃노비가 하루아침에 세자가 된 기막힌 운명을 그린 영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왕 세종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나약하고 이기적이었던 세종이 어떻게 성군이 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한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한 차례 불어닥쳤던 세종 열풍을 스크린에서 재연할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주지훈 1인 2역..알고보니 웃긴 남자
주지훈이 세자 충녕과 노비 덕칠, 1인 2역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사실 주지훈이 군 제대 후 '코미디' 장르를 들고 컴백할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에게는 남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그동안 MBC 드라마 '궁', 영화 '키친' 등으로 '꽃미남', '차도남' 이미지가 강했던 주지훈은 영화 속에서 맛깔난 코믹연기를 소화한다. 그동안 시크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그의 능청스러운 코믹한 표정이나 말투, 한결 친근한 외양(?)이 배우 주지훈의 보다 넓은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주지훈에게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첫 번째 사극이기도 하다.
막강 조연 군단..보고만 있어도 유쾌상쾌
주지훈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꼽은 것에서 알 수 있듯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소위 '믿고 보는' 막강 조연 군단을 자랑한다. '신 스틸러'로 불리는 조연들이 깨알같이 대거 출연해 러닝타임 내내 시끌벅적하다. 유머 코드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박영규가 핏빛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충녕의 아버지 태종 역을 맡아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또 다른 새로운 왕의 모습을 보여주고,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수로가 충녕의 호위무사로 분해 코믹과 무게감의 적절선을 살린다. 충녕의 옆에서 그와 온갖 고초와 고난을 겪는 호위무사 임원희, 절체미 넘치는 카리스마의 소유자 황희 역의 백윤식, 주색잡기에 빠져있는 양녕대군 역 백도빈, 선과 악을 소름끼치게 오가는 영의정 신익 역 변희봉 등, 덕칠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아씨 이하늬 등이 영화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각각 혼자 있어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나는 따로 또 같이 시너지효과를 낸다.
진짜? 가짜? 기막힌 팩션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책에만 파묻혀 살며 남의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충녕(주지훈)이 갑자기 왕이 된 과정은 어땠을까? 실제 인물에 대한 도발적(?)인 상상은 영화의 특권이기도 하다.
양녕(백도빈) 대신 세자에 책봉된 충녕은 왕세자의 자리가 부담스럽고 싫어 고심 끝에 궁을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다른 한편에는 충녕과 똑같은 얼굴을 한 노비 덕칠(주지훈)이 있다. 모시던 아씨(이하늬)가 반역자의 딸로 잡혀가자 덕칠은 아씨를 구하기 위해 궁으로 향한다. 너무나 닮은 이들은 운명처럼 맞딱뜨리게 된다.
영화는 사극에 '왕자와 거지'라는 서양 소설 속 모티프를 따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1881년 출간된 '왕자와 거지'는 왕자가 거지가 되고 거지는 왕자가 돼 각기 이상한 체험을 하는 이야기인데, 권력의 횡포를 미워하고 민중의 편을 드는 마크 트웨인의 비판정신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 이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실제와 허구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지는 팩션 사극이란 장르를 이용해 영화는 마음껏 상상력을 펼친다. 실제 역사 속 인물이 재미난 모습으로 등장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는 내내 더욱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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