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 김재중, 아이돌 벗고 배우를 입었다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12.08.13 08: 03

배우 김재중 아이돌을 벗고 완벽한 배우의 옷을 입었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 마지막회에서 가장 돋보였던 인물은 김경탁(김재중 분)이었다. 이날 경탁은 프랑스군에게 포위된 진혁(송승헌 분)과 영래(박민영 분)을 구하기 위해 아낌 없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며, 온몸으로 프랑스 군의 칼을 맞았다.
김재중의 붉어진 눈동자와 쓸쓸함이 묻어나는 표정 연기는 경탁이 죽음을 앞에 두고 "누가 뭐라해도 낭자는 내 사람, 내 여인이다"라며 애끓는 순애보를 펼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애절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김재중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하응(이범수 분)의 목숨을 노리는 장면에서는 분노에 휩싸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탁의 모습을 광기어린 눈빛 연기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2004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후 최고의 아이돌 자리에 오른 김재중은 2010년 JYJ를 결성한 이후 본격적인 배우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2011년에는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로 안방극장에 데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얻었지만 그가 차기작으로 사극 '닥터진'을 택했을 때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로서 연기 경력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발성이나 말투 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써야 하는 사극 연기를 얼마나 소화해낼지가 관건이었다. 김재중은 부단히 노력했다. 매번 촬영장에 제일 먼저 도착했고, 세 달 동안 집에 들어가는 횟수가 10여회일 정도로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도 차안에서 잠을 쪼개 자며 연기 연습에 매달렸다.
기대치는 높았지만 김재중은 보란듯이 그 기대를 뛰어 넘었다. 그는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점점 가혹한 운명과 마주하며 무너지는 비운의 종사관 김경탁을 깊이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눈동자로 다채롭게 표현해냈다. 극이 진행될수록 그를 향한 논란과 우려들도 호평 일색으로 바뀌었다. 
김경탁 역을 통해 쓸쓸함이 묻어나는 김재중의 눈빛은 그가 배우로서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게 됐다. 여기에 가수 출신 연기자답게 안정된 발성까지 더해져 그의 감정 연기가 더욱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한계를 스스로 벗어버린 그의 다음 행보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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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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