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게 이기는 것" 류중일 감독의 유쾌한 내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9.10 14: 10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내기의 신'이라 불릴 정도.
지난해 삼성 사령탑에 부임한 뒤 주축 선수들과 내기를 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을 살펴 보면 FA 계약의 세부 조항 못지 않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위한 일종의 당근책.
'외국인 원투 펀치'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또한 류 감독의 내기 대상에 포함돼 있다. 류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2명이 25승을 합작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 출신 미치 탈보트와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브라이언 고든의 활약에 따라 올 시즌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 여겼기에.
류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전훈 캠프 때 탈보트와 고든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둘이서 25승을 합작할 경우 둘의 아내에게 각각 명품백을 선물하기로. 반대로 25승을 합작하지 못한다면 류 감독의 아내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9일 현재 탈보트는 13승, 고든은 10승을 거둬 25승 합작에는 어려움이 없을 듯. 류 감독은 탈보트와 고든의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한 뒤 "현재 분위기라면 내가 (내기에서) 다 질 것 같다. 아내에게 선물 하나 할까 했는데 아쉽다"고 농담을 던진 뒤 "(돈은 많이 나가지만) 물론 행복한 일"이라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깜짝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가코랑 카도쿠라 겐에게 받으라고 하면 어떨까".
류 감독은 지난해 오키나와 캠프 때 가코와 100타점, 카도쿠라와 15승 내기를 했었다. 류 감독의 완승. 가코와 카도쿠라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일찌감치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기 때문.
당시 류 감독은 가코에게 "네가 어디에 있든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못박았었다. 탈보트와 고든이 가코와 카도쿠라에게 받는 일은 사실상 힘들다. 이번에도 류 감독의 지갑에서 나갈 게 분명하다. 잃으면 잃을수록 유쾌한 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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