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감독으로 '김응룡 카드' 결정하기까지 과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08 13: 52

한화가 새 사령탑으로 김응룡(71) 전 삼성 사장을 선임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화는 지난 8월28일 한대화 전 감독이 중도 퇴진한 뒤 본격적으로 새로운 감독 물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자천타천으로 숱한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순위였으나 코치 인선 등 세부적인 계약 조건에서 구단과 이견을 보이며 일찌감치 후보 목록에서 지워졌다. 그 이후 한화는 다각도로 감독 후보들을 저울질했다.
당초에는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이 유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낸 것이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조범현 전 KIA 감독도 SK-KIA 시절 팀 리빌딩을 이끈 능력을 인정받았고, 한화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해야 하는 상황이라 하마평에 올랐지만 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대화 감독 퇴진 후 지휘봉을 넘겨받은 한용덕 감독대행이 기대이상의 선전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감독 선임 작업이 더욱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여기에 시즌 막판부터는 김재박 전 LG 감독 유력설이 불거졌다. 한화 구단 고위층과 자주 만난게 목격됐고 김 감독도 현장 복귀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 사령탑 선임이 현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즈음 김응룡 감독이 현장 복귀 의지를 내비친 게 변수로 작용했다. 그룹에서 거장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김 감독에게 접촉했다. 김 감독의 건강 문제를 체크한 뒤 'OK' 판단을 내렸다. 이어 지난 6일 김 감독과 구단이 만나 최종 합의를 봤다.
최근 4년 사이 무려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팀 리빌딩과 함께 성적도 함께 낼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원했다. 김응룡 감독은 2004년을 끝으로 8년간 현장을 떠나있었지만 2010년까지 사장으로 야구단을 지원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우승 10회 경력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훈장이다. 불확실한 초보 감독보다 확실히 검증된 카드로 안정감을 도모할 계획.
아울러 김 감독은 현장과 프런트의 업무 분리와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스타일이다. 충남 서산에 2군 전용 훈련장을 짓고 본격적인 지원태세를 갖추기 시작한 한화 구단 처지에서도 사장 경험이 있는 김 감독이 프런트의 임무과 방침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 열악한 해태 시절부터 부자구단 삼성까지 무려 22년 연속 지휘봉을 잡았다. 현장 지도력 뿐만 아니라 구단과 관계도 원만했다. 한화도 그의 폭넓은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