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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체제의 애플, '변화'인가 '변태'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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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은주 인턴기자] 모바일 업계는 ‘아이폰의 등장’ 전과 후로 분기를 나눌 정도로 IT산업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애플이 ‘했다’하면 세상이 들썩인다. 때문에 지금의 애플을 만든 잡스가 떠나고 그의 뒤를 이은 팀 쿡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팀 쿡의 애플이 닻을 끌어 올린 지 1년 여가 지나고 있다.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의 지휘에 대한 호평과 혹평은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난무했다. 

지난 2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아이패드미니’가 국내에 상륙했다. 7인치 태블릿 시장 진출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던 잡스의 말과는 달리 애플은 7.9인치 미니로 소형 태블릿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애플’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게 시장은 뜨거웠다. 업계에 따르면 미니는 Wi-Fi 모델만 나온 상황에서도 출시 3일 만에 100~150만 대가 팔렸다. 아이패드3가 Wi-Fi와 Wi-Fi+LTE 모델이 동시에 출시 돼 300만 대가 팔렸던 점과 비교해 성공적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아이폰5’ 역시 명성에 맞게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3.5인치에서 4인치로 커진 화면을 비롯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많은 것이 달라졌다. 혹평을 가하는 이들은 ‘혁신(One more thing)’의 부재라는 말로 떠들썩하다. 반면 제품을 경험해 본 이들은 애플이 추구하는 ‘간결함’에 어울리고 ‘한 손으로 사용하기’에 알맞은 기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애플이 자초한 실수도 있었다. 강박증에 가깝게 완벽을 추구하던 애플이 구글맵 대신 자사맵을 내놓으면서 ‘완벽주의’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팀 쿡 체제 아래 신제품들이 인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팀 쿡은 또 하나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 8월 팀 쿡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연구개발을 위한 현금보유를 이유로 잡스가 절대 반대했던 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팀 쿡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위한 자금 투입에도 우리는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으며 기존 전략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배당금 지급에 확신과 자신감을 보였다. 배당금 지급 후 애플의 시가총액은 5600달러를 기록했고 기업 가치는 팀 쿡 취임 이후 60% 상승했다.

팀 쿡은 하드웨어 최고 책임자이자 스티브 잡스의 왼팔 밥 맨스필드를 무리하게 은퇴시키려다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 일로 친정체제를 도모하는 전형적인 기업인의 모습을 보인다는 비난도 받았다. 더 이상의 인사 단행은 없었을 듯 했으나 최근 대대적인 인사변경 및 조직개편을 했다. 애플의 완벽주의에 흠집을 낸 스콧 포스톨과 팀 쿡이 직접 임명한 지 9개월 밖에 안된 존 브로윗이 애플스토어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애플을 떠났다. 특히 스콧 포스톨은 리틀 스티브 잡스라 불릴 정도로 사내에서 영향력이 크고, 개발에 공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만큼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는 평은 있었다. 

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하나의 부서로 합쳤으며 시리와 맵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에디큐 부사장 아래로 통합 일임했다. 그리고 그 동안 나뉘어져 있던 맥과 아이폰 OS 팀을 크레그 페더리히가 이끌게 했다. 지난 달 29일 팀 쿡은 “나는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애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 통합을 위해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각 부의 수장 아래 독립적인 부서로 운영되던 부서들을 유사 분야별로 통합 개편해 소통의 원활함을 가능하게 했다. 잡스 생전에는 잡스가 부서간의 충돌과 갈등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팀쿡은 대외적인 행동도 다르다. 영국에서의 사과문 꼼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애플맵과 시리에서 발견된 오류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또한 본사의 직원들의 봉급인상을 비롯해 중국의 공장을 방문해 노동자들의 복지와 근무환경에 주의를 기울였으며 사회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케팅 방법에서도 신제품 출시 전 각종 루머에 공격적으로 반응했던 잡스와 달리 방관에 가까운 관용을 보이기도 했다.

주식 배당도 1.5~3센트를 겨우겨우 하던 애플에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있게 한 잡스가 떠났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등 IT 업계의 내로라 하는 인물들이 후계자로 예상이 됐었다. 누가 됐건 혁신의 아이콘 잡스의 명성에 견주어 보면 티끌만큼도 마음에 차는 인물이 없을 것이다. 팀쿡의 애플은 이제부터다. 과연 그의 항해가 순항인지 난항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그의 시작이 애플의 변화일지 변태일지는 추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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