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 1등, 다 스타 되는건 아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25 10: 53

엠넷 '슈퍼스타K4'가 끝났다. 또 한번의 폭풍같은 오디션 잔치가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1등을 한 참가자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돌이켜보면, 오디션 프로그램(노래)에서 1등을 한 이들이 모두 주목받는 가수가 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연기자로 더 유명해진 경우도 있고, 뚜렷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할까?
최근 방송된 SBS 'K-POP 스타'에서 참가자 최예근의 '챔피언'을 들은 심사위원 박진영은 가장 타기 힘든 24분 음표의 셔플리듬 박자를 완벽하게 다 타면서 노래까지 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며 "목소리가 요즘 트렌드와도 맞다"라는 극찬을 덧붙였다.

물론 가창력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노래 잘 부른다'의 기준이 되긴 하지만, 모든 오디션프로그램 1등이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님을 상기할 때, 목소리에도 분명 트렌드는 존재하는 듯 하다. 그리고 이 트렌드에 부합하거나, 혹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된다. 요즘은 틀에 맞춘 듯 잘 부르거나, 풍부한 성량으로 귀를 때리는 목소리 보다는 귀를 통해 마음에 흡수되는 개성있는 보이스가 더 사랑을 받고 있는 느낌이다. 귀를 편안하게 하는 목소리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진짜 가수로 빛을 발한 케이스는 우승자는 아니었던 버스커버스커와 이하이를 꼽을 수 있다. 흔히 말하듯 '자극적인 기계음'으로 가득 찬 댄스곡 열풍을 반전시키는 데 일조한 버스커버스커는 가요계에 새로운 유행을 제시했다고도 할 수 있다.
신기한 것은 버스커버스커의 진가는 '슈퍼스타3' 심사위원들도 초반에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 "한계가 있는 틀", "장범준 보컬이 문제" 등의 혹평을 받기도 한 버스커버스커는 '여수 밤바다', '벚꽃 엔딩' 등으로 올 상반기 최고 음원 돌풍을 이뤄냈다.
뒤이어 등장한 'K팝스타'의 준우승자 이하이는 이런 상반기 버스커 버스커의 음원 성적을 깼다. 이하이는 신인 최장 기록인 버스커버스커의 12일 기록을 가볍게 넘겼다. 2012년이 한달 반여 남은 상황에서 올해 안에 새로운 신인이 이하이의 이같은 기록을 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저음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하이는 듣는 순간 사람을 바짝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고들 이야기한다. 또 어린 나이에서 나올 수 없는 감성으로 실제로 30~40대가 많이 몰리는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하이의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났다는 반응도 많다.
물론 감성의 종류는 사람마다 다르다. 'K-POP스타'의 '다리 꼬지마' 몽골 남매의 꾸밈없고 담백한 목소리에 마음이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슈퍼스타K4'의 안정적이면서도 정리된 듯한 목소리가 좋은 우승자 로이킴보다도 뭔가 불안하지만 매력적인 폭발력이 있는 정준영의 목소리에 더 호감이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장은 열려있고 대중은 변한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 1등이 전부 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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