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행정가·경영자' 박찬호에게 기대되는 모습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01 06: 27

은퇴를 선언한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제2의 야구인생으로 행정 및 경영 공부 계획을 밝혔다. 한평생 그라운드에서 부닥치며 싸워온 그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오래 전부터 야구 행정이나 경영, 구단 운영을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한국야구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아시아 투수로는 역대 최다 124승을 올렸다. 선진야구인 메이저리그에 무려 17년을 몸담았고 미국의 산업야구를 누구보다 오랫동안 몸으로 직접 체득했다. 많은 이들이 은퇴 후 박찬호가 지도자도 좋지만 한국야구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행정 쪽으로 나서주기를 바랐다. 
한국야구는 양적·질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자생할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행정적인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당장 10구단 창단 문제로도 시끌시끌하다. 기타 야구 인프라적인 부분도 야구인 출신 영향력 있는 인물이 나서야 힘을 얻을 수 있다. 한국야구 스타 중 가장 지명도 높은 박찬호라면 누구보다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인 출신 KBO 총재로는 현임 구본능 총재가 있다. 하지만 경남중 때까지 야구를 하다가 관둬 실업및 프로 선수 경험은 없다. 누구보다 야구를 잘 알고, 선진야구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는 박찬호라면 야구인 출신 총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전망. 구단-선수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으로 교류가 잦아지고 있는 한국야구를 알리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구단 경영자로서도 한국야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방법이 있다. 한국에서는 야구인 출신 CEO로 김응룡 한화 감독이 2005~2010년 6년간 삼성 야구단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사장 재임 기간 동안 김 감독은 이사회에서 누구보다 야구발전을 위해 고언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었다. 야구인의 입장으로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한국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행정적 흐름을 참지 못하고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박찬호의 우상이었던 전설의 강속구 투수 놀란 라이언도 이제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 구단주이자 구단 사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8월 라이언이 팀을 인수한 이후 텍사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전설적인 투수답게 인지도가 높고 그 영향력이 대단했다. 여기에 공격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경영 능력으로 야구인 출신 경영자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지도자의 꿈도 버리지 않았지만 박찬호는 야구 행정 및 경영에 첫 발걸음을 내딛기로 했다. 그는 "미래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 미국에서 다양하고 체계적인 공부 할 것"이라며 LA 다저스 시절 인연을 맺은 피터 오말리 구단주가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직간접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오말리씨를 통해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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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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