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데이터야구] 이동거리로 본 2013년 9개팀…롯데 또 최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04 10: 21

불합리한 일정 문제로 프로야구가 시끌시끌하다. 9구단 체제에서 우려된 파행이 벌써 일어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0일 2013년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발표했다. 9구단 체제에서는 최소 1개팀이 불가피하게 3연전을 쉬어야 한다. 그러나 롯데의 경우 3연전을 쉬고 온 팀과 12차례나 맞붙는 반면 삼성이 1차례밖에 되지 않는 불합리합이 제기되고 있다. KBO는 흥행과 아마추어 일정 그리고 이동거리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동거리로 본 9개팀은 어떠할까.
▲ '1만km 육박' 롯데, 최장 이동거리

3연전을 쉰 팀과 12차례 맞대결, 그 중 5차례가 NC와 맞대결로 2013시즌 일정상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인 롯데는 KBO에 공개항의질의서를 제출했다. KBO에서는 흥행과 이동거리를 이유로 이 같은 일정의 불가피를 설명했지만 이동거리로 볼 때에도 롯데는 가장 불리하다. 무려 1만km에 육박하는 최장 이동거리가 측정됐기 때문이다.
가장 남쪽에 위치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는 내년 시즌 일정상 홈·원정 이동거리가 총 9770.1km에 달한다.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롯데는 거의 매년 이 부문 1위에 오른 팀이다. 올해도 롯데는 이동거리 전체 1위팀. 하지만 올해 9204.9km에 비해 내년에는 이보다 약 565km를 더 이동해야 한다. 총 경기수가 5경기 줄고, 창원의 NC가 생겼는데도 사직-수도권 이동 및 2연전 이동 증가로 이동거리가 더 늘어났다.
특히 순위 싸움이 진행될 6월(2101.5km)~7월(1751.32km) 리그에서 가장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6~7월에만 사직에서 수도권, 수도권에서 사직으로 움직이는 게 6차례나 된다. 최소 380km 이상을 거리를 움직여야 하는 부담이 있다. 물론 시즌 막판인 9월에는 812.3km로 9개팀 중 가장 적은 이동거리이지만, 이 기간은 잔여 편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고정적으로 돌아갈 4~8월에는 한 달간 최소 1300km를 움직여야 한다. 롯데가 이동거리로 볼 때도 가장 불리한 것이다.
▲ KIA·NC도 만만치 않은 부담
매년 롯데와 이동거리 1~2위를 다투는 KIA도 내년 시즌 이동거리가 9224.9km에 이른다. 롯데와 유이하게 9000km가 넘는 팀이다. 올해 8311.1km였는데 그보다 약 914km가 크게 늘어났다. KIA가 연고로 삼는 광주도 지리상으로 많이 떨어져있는데 가장 가까운 거리가 대전으로 약 174.3km. 홈에서 연전을 치르거나 수도권 연전이 없는 이상 이동거리 부담이 만만치 않다. KIA는 홈 연전이 10차례 있지만 수도권 연전은 2차례 뿐이다.
내년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는 신생팀 NC의 가장 큰 어려움도 이동거리에 따른 체력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 NC는 내년 시즌 총 이동거리가 8958.14km로 9000km에 육박한다. 가장 가까운 부산의 롯데를 제외하면 매경기가 이동거리에 부담을 느낄 만하다. 7~8월 이동거리 불균형도 있다. 7월에는 977.2km로 부담이 덜하지만, 8월에는 무려 2022.7km로 이동해야 한다. 아직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선수가 많지 않은 NC로서는 부담이 크다.
이어 수도권 팀 중에서는 SK가 가장 많은 이동거리가 예고돼 있다. 올해 총 이동거리가 6714.7km로 리그에서 3번째로 적은 팀이었던 SK이지만, 내년에는 무려 8735.6km를 이동해야 한다. 전년 대비 약 2021km가 증가했는데 SK로서는 굉장한 손해라 할 만하다. '수도권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즌의 시작과 끝이 될 4월(1680.0km)·9월(1493.3km) 이동거리가 가장 많다. 성적에 가장 민감한 시기에 이동해야 할 부담도 가장 크다.
▲ 두산·LG의 서울 집중효과
9개팀 중에서 이동거리의 부담이 가장 적은 팀은 서울 연고의 두산이었다. 두산은 내년 시즌 총 이동거리가 7635.0km로 가장 적다. 올해 6975.0km로 4번째 중간 선상이었지만 내년에는 일정상 부담이 덜어졌다. 특히 7월에는 총 이동거리가 577.4km에 불과하다. 특히 7월2일부터 25일까지 한 번도 수도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환상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LG도 총 이동거리 7888.1km로 한지붕 두가족 두산과 유이하게 8000km가 안·되는 팀이다. LG는 4월 한 달간 총 이동거리가 659.9km밖에 되지 않는데 4월 마지막 날 광주로 이동하는 것을 제외하면 수도권 밖 원정은 4월12~14일 대전이 유일하다. 반면 두산·LG와 함께 같은 서울 연고의 넥센은 8531.9km로 5번째 많은 이동거리가 돼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만하다.
3연전을 쉰 팀과 1차례 대결로 가장 유리한 일정이 예고된 삼성은 이동거리도 많지 않다. 올해 9086.9km로 롯데 다음 많은 장거리를 이동한 삼성이지만, 내년에는 8134.9km로 오히려 약 952km가 줄었다. 전년 대비 이동거리가 줄어든 팀도 삼성이 유일하다. 경상도 지역에 마산의 NC가 생긴 효과를 보고 있지만 다른 팀들과 비교할 때 확실하게 유리한 조건. 교통의 요지 대전에 위치한 한화는 총 8194.6km로 9개팀 중 이동거리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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