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강수, 류현진 단기계약의 득과 실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06 17: 10

보라스가 단기계약이라는 또 하나의 강수를 뒀다. 류현진에게 단기계약은 어떤 득과 실이 있을까.
'LA 타임스' 등 복수의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6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LA 다저스에 단기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일 시작된 윈터미팅 기간에 다저스가 장기계약을 제시했으나 보라스측에서 단칼에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보라스 측에서 단기계약 카드를 꺼내들며 협상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 보라스, 단기계약 카드 꺼내든 이유는

보라스의 단기계약 제안은 협상의 돌파구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의 장기계약을 거절한 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는데 이를 위한 반전 카드로 단기계약안을 역으로 제시한 것이다. 협상 마감시한이 10일 오전으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하루빨리 접점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협상의 귀재' 보라스가 일종의 '미끼'를 던진 셈이다.
현지 언론은 '단기계약으로는 다저스가 류현진과 계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것"이라고 했다. 다저스는 기본적으로 류현진을 오랫동안 붙잡고 싶어한다. 그들은 류현진에게 최고 입찰액으로 무려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써냈다. 2000만 달러 이상 입찰액이 붙은 포스팅 선수들은 모두 5년 이상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의 관례였다.
다저스도 투자를 한 만큼 오랫동안 보유하고 싶어한다. 다저스는 장기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선발투수로 류현진을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다저스의 속사정을 보라스는 제대로 파악했다. 만약 다저스가 보라스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장기계약 뿐인데 보라스가 더 많은 총액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게 된다. 고도의 협상 전략이다.
▲ 류현진, 만약 단기계약을 맺는다면
현실 가능성은 낮지만 다저스가 보라스의 단기계약을 수용한다면 어떤 득과 실이 있을까. 일단 평균 연봉은 높아지겠지만 보라스가 원하는 수준의 총액 규모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라스는 "다른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계약한 기준 이내가 되어야 다저스와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기준을 채우기는 힘들다.
하지만 보라스는 류현진이 30대가 되기 전 FA로 시장에 나오는 것을 노리고 있다. 계약기간 내에 실적을 올린다면 20대 FA 투수 류현진의 시장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스즈키 이치로가 좋은 예.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와 3년간 14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치로는 2004년 시애틀과 4년간 총액 4400만 달러로 재계약하며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류현진처럼 메이저리그에서도 귀한 20대 왼손 투수가 시장 더 일찍 나온다면 더 큰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 계약으로는 짧은 기간 동안 뚜렷한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단기계약의 의미가 없다. 안정적인 기회와 입지를 고려한다면 장기계약이 안전하다. 보라스는 선수의 환경보다는 계약을 우선시하는 에이전트라는 점에서 류현진의 판단이 중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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