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슬옹 "연기, 노래와는 다른 쾌감..소름 돋아요"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2.07 15: 55

가끔 악역을 맡은 연기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욕을 먹은 적이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극에 몰입, 배우와 악역 캐릭터를 동일시할 때 이런 일이 생기곤 한다. 아마도 그만큼 그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는 방증이리라.
그룹 2AM의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인 임슬옹이 이번에 그런 경험을 했다. 비록 악역은 아니지만 영화 '26년'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는 캐릭터 정혁을 연기한 그는 주변에서, 그리고 SNS를 통해 '답답해 죽겠다'는 식의 욕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가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만큼 스크린에서 보여준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연기가 완벽하지 않았다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 터.

지난 3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임슬옹은 본인 자신도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다만 영화 속에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맡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그러나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도 인물에 빙의 돼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인 행동을 할 때 오는 카타르시스가 그를 견디게 해줬다고 전했다.
-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작품이 정말 좋았고 제의를 받기 전에 웹툰을 먼저 봤었다. 그리고 이후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각색이 정말 잘돼있더라. 정말 하고 싶다고 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 아무래도 어린 나이이다 보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겠다.
▲ 나라를 많이 사랑하게 됐다. 출연을 결정하고 신문을 받아보기 시작했다. 역사에 관한 것을 공부했고 정치·역사를 통해서 과거를 알게 되다보니 경제도 뺄 수 없더라. 그리고 경제를 보다 보니 사회도 무시 못해 사회면도 같이 보게 됐다. 그러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생겼고 앞으로 내가 해야 될 일들도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도 가령 성폭행 사건이라면 내가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공부도 하고 SNS에 글도 올린다.
- 극 중 정혁 캐릭터로 분했다. 다소 감정선이 복잡한 인물이라 힘들지는 않았나.
▲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 사실은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지금 영화에 나오는 것은 그나마 정혁의 감정이 다운된 버전이다. 처음엔 정혁이 완전 싸이코였다. 감정의 균형을 맞춰야 하다 보니 다운된 버전으로 나가게 됐는데 아무튼 싸이코 연기도 하고 다운된 연기도 하고 이러다 보니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더라.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으니까 나중엔 촬영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나 자신도 모르게 정혁이한테 들어가 있는 느낌이 좋았다. 쾌감이 있더라.
- 배우들 간의 호흡은 어땠나.
▲ 촬영 현장이 정말 즐거웠다. 진구 형은 촬영하면서 매일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영화배우들이 괜히 술을 마시는 게 아닐 거야' 이런 생각으로 일주일간 형을 따라다니면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결국 장염에 걸려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있다(웃음).
- 각각의 배우들에게 배우고 싶은 장점이 있다면.
▲ 진구 형의 능청스러움, 그리고 이경영 선배님의 연륜에서 나오는 포스를 배우고 싶다. 선배님은 목소리부터 다르지 않나. 배수빈 형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어떤 에너지를 주고받아야 될 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나를 가르치려고 든 게 아니라 자유롭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그게 정말 좋았다.
- 노래와 연기, 어떤 매력이 있나.
▲ 노래는 가사를 나한테 이입시켜서 부를 때의 카타르시스가 있고 연기는 그 캐릭터를 입어서 나도 모르게 대사를 할 때, 나 자신도 모르는 표정과 동작이 나오면 움찔하면서 소름이 돋는다. 그 기분이 있다. 촬영할 때 정혁이 경찰로서 첫 근무를 나간 장면이 있었다. 긴장한 정혁을 연기하는데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이입해 손을 떨고 있더라. 그 쾌감이 있다. 
- 걸그룹 원더걸스 선예의 결혼소식. 축하인사는 건넸나.
▲ 정말 사랑스러운 커플이다. 그리고 선예는 주관이 확고한 친구라 주위의 말들로 흔들릴 친구가 아니다. 그리고 결혼을 함부로 생각할 친구도 아니다. 남편 될 분도 정말 좋고 축하한다는 인사를 해줬다.
- 선예의 결혼 소식을 들으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가.
▲ 아직 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입양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꿨다. 나중에 결혼한다면 입양에 대해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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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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