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예외 없다...독한 ‘무도’의 인생 침투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09 09: 24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 하하는 신혼여행 중 시청자에게 달력배송을 하라는 김태호 PD의 해맑은 주문에 “왜 그러느냐”고 울상을 지었다.
‘무한도전’이 또 다시 멤버들의 인생에 깊숙하게 침투한 특집으로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수를 보여줬다. 지난 8일 방송된 ‘무한도전-웨딩버스’ 특집에는 지난 달 30일 동료 가수 별과 결혼한 하하의 결혼식 전날과 당일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멤버들은 시민들과 간단한 게임을 통해 지는 사람의 축의금이 적립되는 무시무시한 임무를 수행했다. 정형돈은 자꾸만 올라가는 축의금 숫자에 “여보 미안해”라고 방송을 통해 아내에게 사과를 했다. 유재석 역시 자꾸 숫자가 커지자 하하의 멱살을 잡는 상황극을 만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들이 가족과 다름 없는 서로에게 거액의 축의금을 건넬 사이라는 것을 안다. 때문에 멤버들이 방송을 위해 축의금이 높아질수록 초조해지는 척 하는 모습은 오히려 재미를 선사했다.
더욱이 이날 축의금 게임의 단위가 원이 아닌 kg이었으며 쌀 기부를 위한 게임이었다는 반전은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게임에서 독보적인 높은 숫자를 얻은 유재석은 하하와 별의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6580kg의 쌀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날 방송 말미에 베트남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하하에게 2013년 달력과 다이어리를 안기며 새로운 특집을 예고했다. 이는 ‘무한도전’의 연례행사인 달력특집과 인륜지대사인 결혼이 자연스럽게 결부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결혼과 신혼여행마저도 출연 중인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하하의 기구한 운명은 지난 8년간 독하디독한 모습을 보여준 ‘무한도전’이기에 전혀 의아한 일이 아니었다.
정준하는 앞서 300회 특집을 통해 처음으로 예비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하하 역시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를 ‘무한도전’을 통해 했으며 유재석 역시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무한도전’ 촬영날 진행했다. 아직 미혼인 길과 노홍철은 어김 없이 교제 중인 여자친구와의 결별 심경을 이 프로그램에서 처음 밝혔다.
‘무한도전’은 지난 8년여간 녹화날이 아닌데도 카메라를 자연스럽게 들이밀거나 멤버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특집을 꾸준히 방송했다. 덕분에 국내 최초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한 ‘무한도전’은 방송과 사생활의 경계가 가장 애매모호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고 안방극장은 '무한도전'을 향해 그 어떤 프로그램처럼 사생활을 판다고 힐난하지 않는다. 이는 시청자들이 멤버들의 사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정말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길, 노홍철, 하하 등 일곱 멤버들의 삶 그 자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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