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맨’ 류현진, 선발 진입 청신호 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10 07: 51

계약 자체로도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쓴 류현진(25)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역사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관건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다. 현 시점에서의 분위기만 보면 매우 긍정적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문을 노크했던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390억 원)의 계약을 맺으며 입단을 확정지었다. 계약 기간은 5년 기본에 마지막 1년은 류현진이 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투구 이닝에 따라 매년 100만 달러의 인센티브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총액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협상 종료 시점을 꽉 채운 끝에 사인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지만 어쨌든 결말은 해피 엔딩이었다.
다저스는 류현진에 앞서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잭 그레인키와 6년 1억4700만 달러(1590억 원)에 계약했다. 이번 FA 시장의 가장 큰 목표물을 확보했다. 류현진과의 협상에서 고자세로 나설 수 있었던 여건이었다. 실제 철수 가능성도 제기되며 협상에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류현진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다.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모든 정황을 종합했을 때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계약 금액도 불펜 투수보다는 선발 투수의 가치에 가깝다. 다년 계약의 욕심을 접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류현진을 보고 있음도 드러냈다. 빡빡한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이지만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셈이다.
다저스는 그레인키를 영입하면서 기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막강한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하지만 3선발 이후부터는 유동적이다. 류현진을 비롯,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크리스 카푸아노, 애런 하랑 등 선발 자원들은 넘쳐 난다. 때문에 누가 남은 세 자리를 구성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3선발로 유력한 선수는 베켓이다. 그러나 베켓은 2012년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빌링슬리와 릴리의 경우는 몸 상태가 내년 내내 화두로 자리할 가능성이 있다. 카푸아노와 하랑은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상황은 류현진에게 호의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관건은 류현진 자신의 MLB 적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낯선 환경과 한국프로야구보다 빡빡한 일정에서 스스로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적응’이라는 대명제만 잘 그릴 수 있다면 기회 자체는 충분히 돌아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류현진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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