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 류현진, 한국야구 인지도 높였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0 10: 20

선수 개인의 이름을 드높이는 동시에 그와 함께 한국 프로야구의 자부심까지 높이는 계약을 이끌어냈다. ‘괴물 좌완’ 류현진(25, LA 다저스)은 이제 야구를 잘하는 것만이 남았다.
10일(한국 시간) 미국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의 트위터에 따르면 '류현진과 다저스가 계약했다. 6년간 연봉 총액 3600만 달러 조건이다. 기본 계약기간은 5년이며 마지막 해 계약은 류현진이 옵트아웃 권리를 가진다'고 밝혔다. 이는 류현진이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가 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총액 3600만 달러 중에는 계약금 5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센티브로 투구이닝에 따라 연봉 조건이 최대 4200만 달러까지 가능할 전망. 류현진과 계약하게 됨에 따라 다저스의 최고 입찰액 2573만7737달러33센트도 그의 원소속팀 한화의 금고로 향하게 됐다.

포스팅 거액에 이어 선수 본인도 6년 간 36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에 성공하면서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 첫 메이저리그 직행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앞서 2009년 1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의 낙점을 받은 롯데 최향남(현 KIA)의 경우도 있었으나 최향남의 경우는 전성기가 지난 뒤 단돈 101달러에 도전을 택한 케이스다. 반면 류현진의 경우는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2006년 2차 1번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은 데뷔 후 7년간 통산 190경기에서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1269이닝을 던지며 1238탈삼진. 8차례 완봉 포함해 27차례 완투 경기까지 기록했다.
국가대표로서도 류현진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올림픽 아시아예선, 2008년 올림픽 최종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국위선양했다. 가장 많은 51⅔이닝을 던지며 15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가 탐낼 만한 선수임에 분명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시즌 류현진은 승운이 따르지 않아 27경기 9승9패 평균자책점 2.66의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실무진은 한국을 직접 찾아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력을 직접 눈여겨봤다. 단순히 기록만 보고 뽑은 페이퍼 워크가 아니라 직접 경기력을 관찰한 끝에 나온 거액의 포스팅 금액이자 한국인 좌완의 가치평가가 이뤄졌다.
만약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경기력으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다면 그동안 ‘더블A 수준, 트리플A 수준’을 운운하던 한국 프로야구 수준에 있어서도 좀 더 높은 가치 평가가 기대된다. 물론 여기에는 류현진의 선전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국내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확실한 분전이 전제되는 데서 기대할 수 있는 이야기다.
어쨌든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직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대단한 낭보임에 틀림없다. 남은 것은 류현진이 다치지 않고 제 공을 던지는 것. 그리고 그 뒤를 따를 실력파 선수들의 제대로 된 맹활약상이다. 류현진이 하나의 길을 개척하면서 또다른 선수들에게도 커다란 기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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