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직행, 한국야구에 미칠 득과 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11 06: 37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야구의 큰 경사로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국민 프로스포츠로 자리 잡은 한국프로야구의 흥행 전선에는 적신호가 커졌다.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 출신 최초 빅리그 직행이라는 역사를 썼다. 한국야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고 갔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프로야구 인기의 가장 큰 적이 나타났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과거 박찬호 시절처럼 한국프로야구의 인기를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다.
▲ 득, 유망주 해외 유출은 없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개인의 영광에 그치지 않는다. 박찬호의 성공 이후 한국야구는 한동안 유망주들을 해외에 빼앗기는 일을 반복했다. 상당수 유망주들이 제2의 박찬호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대다수 선수들이 빅리그 그라운드도 밟지 못한 채 은막 속으로 사라졌고, 한국야구는 새로운 피를 써보지도 못하며 잃어버렸다.
하지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큰 무대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 2006년 한국에서 고졸신인으로 데뷔한 후 7년을 채운 류현진은 만 26세의 어린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시작했지만 국제무대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당당히 메이저리그로부터 스카우트됐다. 이제 유망주들도 미국행을 고집할 이유 없다. 프로야구도 해외 유출없이 젊은 피들이 꾸준히 수혈할 수 있게 됐다.
박찬호는 "내가 미국에 간 뒤부터 아마추어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막는 많은 규정들이 생겼다. 하지만 먄약 이제 류현진이 가서 성공한다면 그런 규정들이 모두 소용없게 될 것"이라며 "일본 선수들처럼 자국 프로 리그를 거쳐서 준비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면 야구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리그에서 그런 선수가 나와야 한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여기에 류현진이 얻게 될 유무형적 경험도 한국야구에는 커다란 자산이 될게 분명하다. 박찬호는 "나는 대학 때 미국에 갔지만, 한국에서 뛰던 선수들이 그 곳에 간다면 또 다른 관점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그게 한국야구의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 그 자체가 한국야구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 실, 프로야구 흥행전선 위기
그러나 한편에서는 류현진 효과에 따른 프로야구 인기 저하의 우려도 있다. 과거 박찬호 시절 경험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다. 한국프로야구는 1995년(540만6374명) 첫 500만 관중을 돌파한 뒤 1996년에도 449만8082명을 동원하며 인기 절정의 누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찬호가 풀타임 선발로 자리매김한 1997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7년 390만2966명으로 떨어졌고, 1998년에는 263만9119명으로 추락했다. 이승엽이 홈런 기록에 도전한 1999년 322만0624명으로 잠시 수치가 올라갔으나 2000년(250만7549명) 2001년(299만1064명) 2002년(239만4570명) 2003년(272만2801명) 2004년(233만1978명)까지 5년 연속 200만명대에 머물렀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2006년에도 프로야구는 총 304만254명으로 관중 동원이 시원찮았다.
류현진의 경우에는 상징성이 매우 큰 선수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최초로 빅리그에 직행한 선수로 지금껏 유례없던 길을 걷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고정적인 선발투수로 5일에 한 번씩 꾸준하게 선발등판으로 시선을 모으게 된다. 선발투수는 개인의 활약 뿐만 아니라 팀원들과의 호흡과 지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목도가 매우 높다.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메이저리그 전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 야구 인기 자체가 올랐지만 자칫 시선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
최근 한국인 유일의 현역 메이저리거로 뛰고 있는 추신수(클리블랜드)와도 상황이 다르다. 추신수는 하위권 맴도는 스몰마켓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미국 내에서도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뛰게될 LA 다저스는 대표적인 빅마켓 팀으로 스타 선수들이 많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당장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만큼 전력이 강하다. LA 지역의 경기 시간대도 한국의 오전으로 한국에서 이질감이 없다. 다저스가 다시 한 번 국민 구단이 되면 한국프로야구에도 적잖은 파장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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