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중재노력, 꽉 막힌 10구단 문제 풀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11 11: 35

꽉 막혀 있던 10구단 창단 문제가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도 큰 원동력이었다. 급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최대한 매끄럽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이 적절하게 먹혔다는 평가다.
KBO 이사회는 11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2년 제7회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이로써 1년 이상을 질질 끌어온 10구단 문제가 해피엔딩을 향한 급물살을 탔다. KBO는 조만간 10구단 유치 연고지와 기업을 선정한 뒤 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0구단 창단 승인을 둘러싼 회의 시간은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10구단 창단을 놓고 선수협과 이사회의 대립각이 서는 등 진통이 끊이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곤란한 처지에 놓인 주체가 KBO였다. KBO로서는 당연히 10구단 창단에 찬성했지만 이사회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실타래가 계속 꼬여갔다. 여론의 비판도 상당수는 KBO를 향했다.

여론의 힘을 등에 업고 이사회 개최를 강행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기존 구단들의 강경한 반대 의사를 확인할 경우 KBO의 운신폭이 좁아질 수 있었다. 또 표결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움직이기는 위험부담이 컸다. 어느 쪽이든 잘못될 때는 10구단 문제의 논의 자체가 막힐 수도 있었다.
이에 KBO는 물밑에서 여론을 조율했다. 선수협의 압박에 다급할 법도 했지만 확실한 카드를 쥐고 이사회를 개최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조금씩 드러났다. 구본능 KBO 총재가 각 구단의 실절적인 의사결정권자를 만나 10구단 창단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협조를 구했다.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맞물리며 구단들의 의사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결과과 만장일치였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10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짐에 따라 프로야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파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9개 구단 체제의 페혜를 ‘2년’으로 한정시키며 최악의 상황도 피해갔다. KBO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린 셈이다. 그러나 아직 KBO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10구단 운영 주체 선정과 신생구단에 대한 지원 방안을 놓고 또 한 번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미 복수 후보들이 있다 보니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상당히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현재는 두 개의 연고지와 기업인데 탈락한 쪽에서의 수긍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나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외부 인사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만들 계획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잡음은 새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KBO는 순리대로 풀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양 총장은 “현재 10구단 후보지에 야구인들이 직간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이리저리 압력 아닌 압력도 있다”라면서 “그러나 그럴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KBO가 사상 최대의 미션 수행을 놓고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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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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