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앨' 박시후, 너무 찌질해 반한 남자는 처음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2.23 11: 04

박시후에게서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왜 진작 이런 캐릭터, 이렇게 연기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어질 만큼 능청스럽고도 완벽한 '변신'이다.
SBS 주말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의 장 띠엘 샤, 아니 '김비서'로 분한 박시후가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박시후 하면 실장님 혹은 재벌 2세, 그것도 아니면 변호사 캐릭터가 오버랩 됐던 게 사실. 물론 지난 해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게 만든 '공주의 남자' 속 김승유나 얼마 전 개봉작 '내가 살인범이다' 속 섬뜩한 캐릭터도 회자된다.
하지만 '청담동 앨리스'의 박시후는 지난 2005년 드라마 데뷔 후,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아찔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제껏 그 어떤 폼 잡던 역할보다, 럭셔리했던 캐릭터보다 두 배 멋있고 세 배 자연스럽다. 극중 장 티엘 샤 회장이지만 신분을 숨기고 '김비서'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남자답게 잘 생긴 얼굴에서 수백 가지 '찌질한' 표정이 꿈틀대고 날렵하게 빠진 고운 입술에서 충청도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문근영(한세경 역) 앞에서는 '있는 척, 귀한 척, 아는 척'이 특기다. 어느덧 사랑에 빠진 그는 뒤돌아서 혼자 히죽거리고 온갖 판타지에 허우적대며 정신줄을 놓기도 한다. 완벽한 슈트 맵시에 감춰진 허당 기질, 이를 연기하는 박시후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일단 베이스는 코믹이다. 박시후에게서 이렇게 코믹한 에너지가 철철 넘쳐날 지는 관계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들. 드라마 관계자들은 "박시후가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TV에 깔린 실장님, 재벌 2세 단골 배우들처럼 내내 적당히 폼 잡고 무게 잡으며 여심을 농락할 것만 같더니 이번엔 대놓고 망가지고 맘 놓고 풀어졌다. 물론 순간순간 뿜어져 나오는 남성미, 케미 돋는 매력은 덤이다.
지난 해 인기 사극 '공주의 남자'로 KBS 연기대상 대상 후보까지 이름을 올렸던 그다. 또 일본에서 구름 팬을 몰고 다니는 한류스타이기도 하다. 연기력은 물론 인기 면에서 이미 정상급에 오른 배우다. 그래도 여전히 배가 고픈 걸까. 과감한 변신을 감행했고 결과는 성공적이다. '청담동 앨리스' 시청률은 아직 큰 탄력을 받지 못했지만 박시후에 대한 평가만큼은 공중으로 치솟았다. '김비서'에 빠진, 박시후에 홀린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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