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배우에게 밴은 단순 이동수단이어야 한다" 충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1.03 14: 36

배우 안성기가 연예인의 차량인 '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해 12월 29일 서울 인디플러스에서 영화 '영화판'의 릴레이 GV 제 6탄이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이번 행사에는 '영화판'의 연출을 맡은 허철 감독과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안성기가 함께해 의미있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안성기는 50여 년간의 배우생활을 통해 느꼈던 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아낌없이 이야기를 쏟아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안성기는 이날 자리에서 연예인들의 상징으로 불리는 '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배우들에게 있어 벤은 단순히 이동 수단이어야 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바로 밴에서 나와서 감독, 스태프들과 이야기하고 호흡해야 한다. 그것은 본인들을 위한 것이다. 거리감이 생기면 생길수록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있는 현장에는 배우들이 항상 같이 앉아서 수다도 떨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눈다. 물론 여배우들 에게는 밴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본인들 스스로가 영리하게 행동하여 촬영현장에서는 항상 스태프들과 함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한 시대를 겪어온 선배 배우로서의 충고도 잃지 않았다.
50년대부터 배우 활동을 하며 느꼈던 과거의 영화 현장에 대한 질문에 안성기는 "50년대 당시 영화 현장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인권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았다. 5살 때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어린아이의 눈으로 성인 배우들을 보면 너무 불쌍했다. 집이 아무리 좋아도 집에서 잘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침엔 이 영화, 점심엔 저 영화. 밤엔 또 저 영화. 쪽 잠을 자면서 촬영을 했다. 말이 안 되는 생활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 조차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하며 '그러나 그러한 작업들을 통해 과거의 영화인들이 뿌리를 내려서 지금까지 연결 됐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안성기는 이명세 감독의'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에 자신의 달라진 영화관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 놓았다.
그는 "'인정 사정 볼것 없다' 전에는 항상 비중 있는 주연을 맡아 왔었다. '인정 사정 볼 것 없다'라는 타이틀은 원래 '형사 수첩'이었는데 나는 형사의 역할 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명세 감독이 범인의 역할이 강렬해야 한다며 타이틀을 바꾸고 박중훈이 형사로 가고 나를 범인으로 가겠다고 했다.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그 작품이 나에게 굉장히 좋은 역할을 했다. 대사도 없고 형사에 비해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존재감은 있으면서도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부터 아무리 작은 역할이 와도 마다 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할 만한 가치가 있고 완성도가 있냐는 것이다"라고 말해 국민 배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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