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시마의 커피헌팅] 무카페인 커피 마스카로코페아를 아시나요?
OSEN 손용호 기자
발행 2013.01.07 11: 46

커피의 3대 원종 분류는 오해
1999년 8월 당시 살고 있던 하와이섬 코나를 출발해 호놀룰루, 간사이, 런던을 경유해서 아프리카로 들어가 케냐와 말라위에서 커피에 관한 조사를 한 다음 요하네스버그에서 갈아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라고 하지만, 그것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아라비카종의 원산지이지 모든 커피의 원산지는 아니다. 또 엄밀히 말하자면 아라비카종도 에티오피아에서 수단에 걸친 일대의 지역이 원산지다. 브랜드용이나 인스턴트, 그리고 캔커피에 사용되는 카네포라종의 고향은 서아프리카에서 중앙아프리카에 걸친 넓은 범위의 지역이다. 흔히 커피의 3대 원종으로서 아라비카, 로브스타, 리베리카라고 써 있는 전문서가 있지만 그것은 큰 오해다.
마스카로코페아 꽃을 보고있는 저자
1. 아라비카와 리베리카는 종의 이름이고 로브스타는 카네포라종의 아종(亞種)이 유명해진 것이라서 병렬하여 표현하는 것은 식물학적으로 이상하다.
2. 리베리카종을 주품종으로 한 상업적 재배지는 없다.
3. 식물학적으로 분류하면 이 3종은 아주 일부이며 실제로 음용되고 있는 커피종 중에 다른 종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무엇을 가지고 3대 원종이라고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마다가스카르의 마스카로코페아
내가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마스카렌 제도 밖에 없는 마스카로코페아 아종을 찾는 것에 있다.
덧붙여서 아라비카종도 카네포라종도 에우코페아 아속(亞屬)의 가족인 에리토로코페아절(節)에 속하기 때문에 알기 쉽게 말하면 아라비카에 있어서 할아버지(에우코페아 아속)의 형제에 해당되는 것이 마스카로코페아아속이다.
엘살바도르 국립 커피 연구소에서 공부하고 있던 당시에 본 문헌에서는 마스카로코페아의 카페인 함유량이 제로 혹은 매우 적다고 나와있다. 그렇지만 음용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또 형상도 매우 특이해 드문 품종인데 멸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쓰여져 있다. 이 멸종 위기종 마스카로코페아를 실제로 마다가스카르섬에 가서 눈으로 직접 보고 마셔 보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비록 문헌과 같이 음용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해도 카페인이 거의 없다는 특성을 살려서 아라비카종과 교배시켜 자연 상태로 카페인이 적은 커피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커피 관계자를 방문했는데 ‘마스카로코페아요!? 그것은 도대체 뭡니까?’  라고 되물을 정도로 아무도 그 존재마저 몰랐다. 카페인이 적은 커피라고 설명했더니 3개월 정도 전에 미국의 스타벅스라고 하는 회사가 같은 커피를 찾으러 왔는데 그런 것은 없다고 했더니 바로 돌아갔다고 한다. 나는 그 정도로는 단념하지 않았다. 식물학적인 문헌에도 확실히 그 존재는 기재되어 있었기에 ‘반드시 찾아 내겠다’라고 결심했다.
마다가스카르 커피의 역사
우선 마다가스카르와 커피의 역사를 조사했다. 1960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마다가스카르는 구종주국 프랑스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1975년의 정변으로 군부인 라치라카 소령이 대통령이 되고 취임 후에 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하여 프랑스인을 내쫓아 버렸다. 그 때까지의 마다가스카르는 우간다와 대등한 질이 좋은 세정식(washed)의 카네포라종 로브스타의 생산국으로 유명하고 일본에도 많이 수출하고 있었다.
또 독립 후에도 프랑스 정부의 지원으로 두 나라의 공동실험이 진행됐지만 군부의 득세로 그것도 파탄이 나버렸다. 이로인한 영향은 매우 컸으며 1978년의 세계적인 커피 시세의 폭락과 동시기에 행해진 커피 산업의 국유화로 인해 연구소도 축소되어 커피 산업 자체가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 조사 과정에서 마스카로코페아는 상업 재배되었던 적은 없고 어디까지나 연구자들이 식물학적 중요성 때문에 연구를 하다 그것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대발견이었다. 즉, 프랑스와 마다가스카르의 연구자가 시행한 실험구역이 이 섬의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이다.
마스카로코페아를 찾아서
멸종종 수색은 20년 이상 전에 포기한 실험구역의 장소를 찾아내지 못해서 지방에 흩어진 당시의 관계자를 방문하고 청취 조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8월의 마다가스카르는 한겨울이고 해발 1200미터의 수도 안타나나리보는 아침저녁으로 지독한 추위가 느껴졌다. 빌린 2대의 랜드크루저에 나누어 탄 수색 팀은 이른 아침에 안타나나리보를 출발했다.
간선도로는 그럭저럭 정비되어 있지만 한 걸음만 옆길로 빗나가면 큰일난다. 매일 10시간 이상 정보를 모으면서 차로 이동했는데 몇 번이나 랜드크루저가 진창에 빠지면 다른 랜드크루저의 윈치(winch)와 인력으로  끌어내는 일을 반복하며 고된 일정이 계속됐다 . 다리가 떨어져 버린 강은 랜드크루저를 뗏목에 실어 건넜다. 그리고 드디어 마스카로코페아의  실험구역이였던 곳까지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방문한 실험구역은 20년 이상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무위에서는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가 주의 깊게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울창한 정글이었다. 거기에는 마다가스카르를 중심으로 코모로 제도와 마스카렌 제도 유래의 마스카로코페아가 키 높이 이상의 잡초 속에서 다 죽어가고 있었다. 벌써 시들어 버린 나무도 있었다.
살아 남은 나무는 모두 정글을 비쳐 스며드는 햇빛을 찾는 듯 호리호리하게 위로 향해 있었다. 전부 다해서 43종 약 900그루의 마스카로코페아가 내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려 지친 것처럼 가까스로 서있었다. 잡초를 밀어 헤칠 때마다 모습을 나타내는 마스카로코페아는 정글에 자는 환상의 보물이었다. 10미터정도의 큰 나무도 있는 반면 1미터 미만의 높이에 잎이 찻잎 같은 나무도 있었다. 거봉 사이즈의 열매도 있는 반면, 보리와 같은 열매가 열린 나무도 있고 그 중에는 아무리 봐도 커피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나무도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이상한 커피나무에 수색 팀 전원이 어한이벙벙한 상태가 되었다. 그 때 한 명의 마다가스카르인이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당신은 진짜 커피 헌터다! 커피의 인디아나 존스다!’
구원받은 마스카로코페아
한 그루라도 마스카로코페아를 찾아낼 수 있으면 해서 방문한 마다가스카르였지만, 이렇게 많은 종류와 수의 마스카로코페아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나는 흥분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유롭게 있을 수 없었다. 이대로 방치해 두면 마스카로코페아가 멸족해 버리기 때문이다. 서둘러 수도로 돌아와 자금을 마련할테니 함께 종의 보전에 착수하자고 마다가스카르의 정부 연구기관에 요청했다.
다음 해 마스카로코페아의 실험구역은 깨끗이 정비되어 정기적으로 비료도 주고 제초도 행해져 품종마다 표지를 세워 알기 쉽게 구분하여 4000그루가까이 늘릴 수 있었다. 이것으로 우선 마스카로코페아가 이 지구상으로부터 소멸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가와시마 요시아키 osenlife@osen.co.kr 
마스카로코페아의 꽃을 보고 있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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