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 사과문’, 선수들 분위기는 ‘냉랭’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1.22 08: 27

회장 재직 당시 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야구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다시 선수로서 기회를 얻고자 동료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으나 분위기는 스산하다. 야구인생의 엄동설한을 보내고 있는 손민한(38, 전 롯데 자이언츠)이 다시 선수로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한 선수는 지난 18일 “손민한 선배가 선수협 문제로 관련한 일에 대해 발송한 사과문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 선수가 전한 사과문의 내용은 "야구계에 누를 끼쳐 죄송하며 선후배 야구인들께 거듭 사죄한다"라는 것이다. 현 박재홍(전 SK) 회장 이전 전임 선수협 회장을 맡았던 손민한은 당시 사무총장으로 재직했던 권시형 사무총장의 배임수재 및 횡령과 연루되었다는 비난 여론 속에 야구인생에 오점을 남겼던 바 있다.
구속 수감된 권 전 사무총장과 달리 손민한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신생팀 NC의 입단 테스트를 준비하기도 했던 바 있다. 그러나 복귀 시기를 놓고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야구계 내에서 지배적이라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있던 손민한이다. 롯데의 암흑기 시절 손민한은 에이스로서 팀을 지탱했던 선수였으나 2009년 FA 계약 후 어깨 부상과 수술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2011시즌 후 방출 수순을 밟았다. 팬들의 시선도 급격히 냉각되었다.

동료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했으나 선수들의 시선은 더없이 차갑다. 현 선수협 회장이자 손민한의 1년 선배인 박재홍(40)은 트위터를 통해 강한 어조로 손민한의 현역 복귀를 반대했다. 박재홍은 "이게 사죄문이냐. 권 전 총장의 비리를 물러날 때야 알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다"면서 "권 전 총장이 수사를 받으면서 선수협 돈이 날아간 게 수십억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홍은 "그냥 (손민한이 회장으로서) 관리감독을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되는데 변명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회장으로 선임되었던 2011년 말 당시 박재홍은 “전임 회장 손민한이 많은 고생을 했다”라며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해하려 했던 입장이었다. 회장으로 선임된 후 선수협 비리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전임 회장의 과오에 대한 아쉬움도 느꼈던 박재홍이다.
박재홍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손민한의 현역 복귀에 대해서는 그리 따뜻한 시각으로 보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가진 무형 가치 중 하나인 초상권과 관련한 비리가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한 선수는 "사과문을 읽어 봤는데 아직 의혹이 제대로 풀린 건 아니지 않느냐. 글 한 줄로 과거를 모두 잊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라면서 "다른 선수들도 '이건 좀 아니다'라는 말이 많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선수는 “사죄한다는 글귀는 봤으나 현역 복귀를 위한 뻔한 변명이 아닌가 싶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만약 이 사과문이 손민한의 현역 복귀를 위한 절차 중 하나라면 같이 뛰는 동료이자 동업자들의 용서가 필수적인데 아직은 갈 길이 요원하다. ‘민한신’이라는 별명이 한순간 잊혀질 정도로 팬심도 돌아선 현재다. 과연 손민한은 자신이 그리워하는 마운드로 돌아갈 수 있을까.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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