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이 말하는 한일전이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1.26 10: 03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대표적인 극일의 선봉장이다. 그는 각종 국제 무대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일본전 승리를 이끌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무릎 통증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1사 2,3루 득점 찬스에서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대표팀의 좌완 특급 이와세를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한 이승엽은 2라운드에 진출해 일본과의 명품 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이승엽은 "지금껏 내가 참가했던 국제대회 일본전을 돌이켜 보면 나는 7회까지 역적이었다가 8회에 영웅으로 돌변했다. 어떤 분들은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고 하시던데 나는 정말 미칠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목표는 단 하나. 오로지 승리 뿐이다. 이승엽은 "한일전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전력상 우리가 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전에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생긴다. 다른 팀과의 대결과는 확실히 다르다. 단기전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이겨왔던 건 정신력 때문"이라며 "이가 빠지면 잇몸으로 버티듯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이번에도 승리하고 싶다"고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과 함께 대표팀의 중심 타선을 이끌 이승엽은 "내 역할은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는 것"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른 박병호(넥센) 대신 대표팀에 승선하게 돼 미안한 마음이 큰 게 사실.
이승엽은 "대표팀을 선발하신 분들이 좌우 밸런스를 감안하신 것 같다. 실력은 이대호와 김태균이 나보다 위다. 내가 선발 명단에 포함되고 이대호와 김태균 가운데 한 명이 빠지면 너무 아깝지 않겠냐"며 "내 역할은 조커 아닐까. 국제 무대 경험이 있는 만큼 대타로 나와 찬스를 꼭 살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예년보다 일찍 몸을 만들어야 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 맞춰 100% 컨디션을 선보일 각오다. 2006년 1회 대회 때 홈런왕에 등극했던 그는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3할2푼3리(524타수 169안타) 41홈런 108타점으로 일본 무대 진출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06년 1회 대회 때 좋은 기억만 있다. 4강이라는 성적에도 만족했다. 이번 WBC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가한다. 마지막 국제 대회가 아닐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좋은 마무리를 하겠다".
이승엽이 말하는 좋은 마무리는 WBC 우승. 주력 선수들의 잇딴 이탈 속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1회 4강, 2회 준우승을 했으니까 이번에는 우승을 해야 할 차례"라는 게 그의 말이다.
"한국 선수들은 몸을 빨리 만드는 편이다. 3월에 열리는 대회 일정 또한 우리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참가했던 대회에서는 한 번씩 우승을 했었는데 WBC에서는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이번 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
괌에 차려진 삼성의 1차 전훈 캠프에 참가 중인 이승엽은 WBC 우승과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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