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이-오카다 효과? 이대호, 다관왕 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1.27 06: 25

이대호(31, 오릭스)는 지난해 팀의 가장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오릭스라는 집은 그다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돈을 벌어다주는 것도 모자라 청소도, 빨래도 다 해야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조금 나아질 기미가 보인다.
지난해 일찌감치 퍼시픽리그 최하위로 처졌던 오릭스는 전력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니혼햄과 2대3 트레이드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영입한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외야수 이토이 요시오(32)다. 이토이는 올 3월 열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로도 이름을 올린 실력 있는 타자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60의 선발요원 기사누키 히로시를 보냈을 정도로 팀의 기대가 크다.
이토이의 전력을 보면 오릭스가 왜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지난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이토이는 2009년부터 본격적인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 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할을 기록한 정교한 타자다. 최근 3년은 모두 150개 이상의 안타를 쳐내기도 했다. 한편 침착하게 볼을 고를 줄도 안다. 지난 2년간 퍼시픽리그 출루율 1위가 이토이였다.

지난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대호 앞에 주자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상위타선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개막전 톱타자였던 사카구치 도모타카는 부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주장 고토 미츠타카는 3번 타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성적을 남겼다. 때문에 니혼햄에서 주로 3번을 맡으며 제 몫을 한 이토이의 가세는 이대호의 득점권 타석을 증가시킬 공산이 크다. 톱타자 사카구치가 부활한다면 금상첨화다.
이대호의 뒤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카다 다카히로(25)의 변신과 몸 상태도 반갑다. T-오카다는 지난해 허벅지 부상에 고전했다. 103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기대 이하였다. 특히 홈런이 10개 밖에 되지 않아 위압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T-오카다는 홈런 타자로의 명예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노스텝을 버리고 오른다리를 올려 타이밍을 잡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 확실히 타구에는 힘을 실을 수 있다. T-오카다의 장타력이 살아난다면 이대호를 쉽게 거르기도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부상 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이토이의 영입과 T-오카다의 각성은 이대호의 개인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 해였던 지난해 전 경기에 나서며 타율 2할8푼6리(리그 10위), 150안타(5위), 24홈런(2위), 91타점(1위)을 기록했다. 3할6푼8리의 출루율은 리그 3위, 4할7푼8리의 장타율은 리그 2위였다. 이처럼 고른 활약을 펼쳤음에도 타이틀은 타점 하나였다. 이것도 잘한 성적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실력 있는 타자들이 이대호를 앞뒤로 둘러싼다면 아무래도 견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공이 방망이에 맞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던 이대호인 만큼 스스로도 좀 더 힘을 낸다면 다관왕 욕심도 내볼 만하다. 어쨌든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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