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현진·찬호 없는게 더 낫다"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1.30 06: 06

"없으니까 더 낫다". 
한화 김응룡(72) 감독은 전혀 개의치않아 했다. 절대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박찬호가 현역 은퇴한 공백이 커보인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힘줘 말했다. 심지어 "류현진과 박찬호가 없으니까 더 낫다"는 말까지 했다. 무슨 의미일까. 
김응룡 감독은 "만약 류현진과 박찬호가 있을 때 우승을 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주위에서 둘 덕분에 우승한 것으로 볼 것"이라며 "두 선수가 있어도 지난해 꼴찌였다. 없는 대로 한 번 해보는 게 나을 수 있다. 특정선수 몇 명에 의존하는 것보다 팀 전체가 강해져야 한다. 한화는 더 이상 스타 선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치 과거 해태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다. 해태는 1995년을 끝으로 에이스 선동렬이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고, 중심타자 김성한이 현역 은퇴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선동렬과 김성한이 빠졌다고 우승하지 못하면 둘 덕분에 우승한 팀이 되는 것"이라며 나머지 선수들을 자극시켰고, 해태는 1996~1997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마지막 전성기를 장식했다. 
당시의 해태와 지금의 한화는 강팀과 약팀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스타선수들이 떠난 후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김응룡 감독은 해태 시절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스타일을 앞세워 스타선수의 공백에 관계 없이 나머지 선수들의 경쟁심과 승부욕을 자극하며 십시일반의 조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화의 캠프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김 감독은 "중심타자와 외국인선수처럼 특정 선수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없어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은 많이 있다. 몇 명이 빠졌다고 해서 흔들리면 강팀이 아니다"고 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하나의 팀으로서 전체의 힘을 키우겠다는 게 김 감독의 확고한 철학이다. 
김 감독의 생각만 그런 건 아니다. 나머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송진우 투수코치는 "류현진과 박찬호 공백이 크다고 하지만 절대 못 메울 수준은 아니다. 나머지 투수들에게는 기회"라고 힘을 북돋았다. 몇몇 선수들도 "두 선수의 공백으로 나머지 선수들의 존재감이 더 돋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았다.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가 몇몇 곳에만 쏠리지가 않는다. 
이제 한화는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스타 선수들의 거대한 벽에 가려진 선수들이 하나 둘씩 꽃망울을 피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김응룡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 "류현진과 박찬호가 없는 게 더 낫다"고 말한 것도 선수들의 의지를 더욱 고취시키기 위한 김 감독만의 선수 다루기라 할 수 있다. 한화는 분명 새로워지고 있다. 
waw@osen.co.kr
오키나와=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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