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경, "남경민과 러브라인..'우결' 하고 싶다"[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2.06 07: 27

KBS 2TV 종영 드라마 ‘학교2013’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오이지 라인’의 이이경 역 이이경(24)은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 서른다섯 명 학생의 살아있는 캐릭터 중에서 자신의 존재를 대중에 뚜렷이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극중 경계성 학습장애를 앓고 있는 특수학생 한영우(김창환 분)를 때리고, 변기덕(김영춘 분)에 빵셔틀을 시키거나 반 친구들을 향해 험악하게 소리를 지르는 등 거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이이경은 “실제로는 내성적이다”며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학교2013’을 마치고 tvN 드라마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을 촬영 중이다. 여기에서도 고등학생 역이지만 이번에는 모범생이다. 뭐가 편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양아치다. 행동도 커서 표현하기는 더 편하다. 모범생은 내적으로 디테일한 게 있어서 더 연구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학교2013’의 이이경에 젖어있다.”

이이경은 극중 일진 학생 이이경을 ‘양아치’로 칭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끼리는 ‘양아치’가 아니지만 타인의 시선에서는 악역이고 사연이야 어찌됐던 폭력적인 일진이다. 나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한영우를 때려야 했다. (김)창환 형이 ‘괜찮으니까, 와서 때려’라고 말해줬다. 창환 형이 아픈 티를 냈으면 내가 그렇게 못 했을 거 같다. 감독님도 오히려 더 하라고 말해줬다.”
“실제 성격은 조용하다. 중학교 때까지 반에서 5등을 했다. 나는 에너지 있게 학교생활을 하지는 못했었다. 일진하고도 친구고, 왕따와도 같이 밥을 먹었다. 아, 내가 왕따였나? 어릴 때 꿈이 배우는 아니었다. 아버지는 권위적이셨다. TV는 EBS만 보게 하셨고 드라마는 ‘허준’만 봤다. 그런데 군대에서 ‘아이리스’의 이병헌 선배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 내 안에서 뭔가 꿈틀꿈틀 했다. 전역할 때의 용기와 패기가 덧붙여져 연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이경의 배우 생활의 시작은 험난했다.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이이경은 데뷔작인 이송희일 감독의 퀴어 영화 ‘백야’를 쉽게 이해해 주지 않은 부모에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방 청소를 하시다가 대본을 발견한 엄마가 깜짝 놀라서 ‘당장 그만둬’라고 하셨다. 솔직히 그때는 실망했다. ‘왜 이걸 하느냐’고 묻지도 않고 바로 그만 두라고 해서 속상했다. ‘믿어 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아버지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영화가 나오고 나서는 아버지가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집을 나와서 병원의 대합실에 가서 10일 동안 지냈다. ‘백야’는 큰 산이었다.”
“이후 ‘학교2013’을 찍었는데, 아버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백야’ 찍은 아들이 ‘학교’한다’는 게 다였다. 그런데 가족들과 외식을 하는데 주위에서 날 많이 알아봐주셔서 아버지가 달리 지셨다. ‘네가 뭔가 하기는 하는 구나’ 하셨다. 지금은 집에서 믿어주신다. 너무 좋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연기지만 이이경은 욕심내지 않았다. “‘학교2013’에서 원샷과 많은 대사를 바라는 친구들은 없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대사가 없고 힘들 수 있다’고 말해서 캐스팅 됐다가도 나간 애들이 있다. 애초에 뜨려고 하는 마음은 없었다. ‘내가 이거를 하면서 다음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은 있었다. 고등학생이고 양아치 역이다. ‘어리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고민했는데, 촬영 내내 정욱이와 지훈이랑 얘기하고 대화하면서 마음이 치유됐다. 나는 천천히 달라지고 싶다. ‘작은 배역도 열심히 하면 나를 믿고 써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조급함은 없었다.”
욕심을 비웠던 이이경은 ‘학교2013’에서 시선몰이에 성공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이경은 “곽정욱에 고맙다. 1회때 임팩트를 주고 이제 지훈과 이경의 이야기가 없을 거 같았는데 정욱이의 큰 힘이 끝까지 이어지면서 나와 지훈이가 계속 나왔다. 애드리브도 허용되니까 모든 상황이 잘 맞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 이이경은 극중 남경민(남경민 분)과의 러브라인에 대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남경민과의 러브라인을 기대했다. 남경민과 신이 있으면 아침부터 계속 얘기하고 상의했다. 남경민이 여자 오정호(곽정욱 분)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 성격은 남들 눈치도 많이 보고 배려가 몸에 배어 있었다. 정말 편했다. 학교에서 처음 여자와 대화한 게 남경민이었다. 가장 생각이 난다. 함께 시트콤이나 ‘우리 결혼했어요’(‘우결’)를 찍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들과 헤어져 너무 아쉽다. ‘학교2013’은 신인 연기자가 놀 수 있는 최고의 놀이터였다. 그 곳에서 최고의 보물을 얻었다. 이민홍 감독님과 이현주 작가님에 너무 감사하다. 많은걸 배웠다. 성공해서 다시 한 번 찾아뵙고 싶다.”
이이경은 곧 베를린으로 출국한다. 영화 ‘백야’가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기 때문이다. ‘백야’는 퀴어영화 최고상인 ‘TEDDY AWARD’에 도전한다. 이이경은 “일주일 동안 독일에 머무른다. 감독님을 보고 상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며 이제 ‘학교2013’을 뒤로하고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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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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