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의 한국행' 안현수, "계주에서 메달 목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15 12: 29

"계주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 개인전에서도 메달 하나는 따고 싶다".
이제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진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8)가 1년 반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안현수는 약 일주일 간의 짧은 휴가를 만끽하고 21일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
러시아 국적으로 귀화를 선택한 후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그를 볼 수는 없지만 안현수는 여전히 빙판 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현수 본인은 여전히 겸손했다. 안현수는 자신을 맞이한 수많은 취재진을 보고 "이렇게 많이들 나오실 줄 몰랐다"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안현수는 "시즌이 끝나고 들어올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너무 짧아 왔다갔다하기 어려웠다. 러시아에서 처리할 일도 있었고 치료도 받느라 거의 1년 반만에 한국을 찾은 것 같다"고 한국에 들어온 소감을 전했다.
러시아 귀화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는 일이 누구인들 쉬웠으랴. "나 자신은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위 시선이나 반응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안현수는 "내가 선택한 길인만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빅토르 안'으로서의 삶을 자기긍정했다.
러시아 빙상연맹도 안현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안현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는 "이번에 모스크바시에서 아파트를 한 채 내어주기로 했다더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자국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러시아가 안현수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다. 안현수 역시 "러시아는 환경적인 부분이 잘 갖춰져있다. 올림픽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훈련환경은 물론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도 잘 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만큼 자신을 믿고 영입해준 러시아에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안현수는 지난 3월 헝가리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선에서 중국의 량원하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6년 만에 다시 선 시상대였다.
그 때의 소감에 대해 안현수는 "나 나름대로 욕심이 있었다. 오랜만의 세계선수권대회였고, 러시아에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준비 과정에서 500m가 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 (올림픽)계주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인만큼 잘 준비하겠다. 개인전에서도 메달 하나는 따고 싶다"고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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