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러시아 배려 속에 소치 준비에 '집중'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24 12: 27

짧은 휴가를 만끽한 '빅토르 안' 안현수(28)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안현수는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했다.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이후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간간히 한국을 들릴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정식으로 휴가를 받아 한국을 찾은 적은 없었다.
안현수는 열흘 간의 휴가 기간 동안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부상당한 발목 회복에 집중했다. 스케이트 구두를 새로 교체하고 선배들과 친구들을 만나며 알찬 시간을 보낸 안현수는 "오래 쉬다보니 오히려 운동을 얼른 시작하고 싶더라"며 웃었다. 발목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안현수는 러시아 국가대표 선발전도 모두 소화하지 않아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통상적으로 2~3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러시아 국가대표 선발전은 3월과 9월, 12월에 각각 열리며, 보통 12월 선발전의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에는 9월 선발전 단 한 차례로 대표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측에서 부상을 안고 있는 안현수가 무리하게 선발전에 나서는 것을 극구 만류한 것.
안현수를 위한 러시아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안현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는 "이번에 모스크바시에서 아파트를 한 채 내어주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한국과 많이 다른 음식문화 탓에 어려움을 겪은 안현수를 위해 한식당을 수소문해 음식을 배달시키는 등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가 안현수에게 거는 기대는 무척이나 크다. 러시아는 자국에서 개최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의 선전을 위해 안현수가 '쇼트트랙 황제'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현수는 "배려에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부담을 가질 수 있을 때가 좋은 것 같다. 이런 부담이 있어야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나"며 자신에게 거는 러시아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현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맞춰 체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기감각은 충분히 올라온 것 같고 남은 대회가 많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 2~3바퀴 남은 상황에서 체력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 부분을 보완해야할 것"이라며 여름 체력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안현수는 "1500m가 첫 종목이다보니 스타트를 잘 끊어서 잘하고 싶다. 전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올림픽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안현수는 지난 3월 헝가리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선에서 중국의 량원하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6년 만에 다시 선 시상대였다. 부활의 신호탄을 쏜 안현수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줄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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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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