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정말 웰메이드 드라마일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7.02 17: 24

'배우에 감탄하는 드라마, 아직까지는.'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차영훈)는 정말 '웰메이드'라고 칭송받을 만한 드라마일까?
'상어'는 '부활'과 '마왕'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마니아층을 생성한 박찬홍 PD-김지우 작가가 의기투합해 6년만에 내놓은 복수시리즈 완결판이다. 그렇기에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고 드라마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현재 시청률이 높지 않은 상황(1일 시청률 9.4%,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도 '의미있는 작품'이란 수식어가 달리고 있다. 1일 시청률 소폭 상승은 MBC '구가의 서'의 종영 탓이 아무래도 컸다.

하지만 만약 작가-PD 전작들의 후광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 작품은 모두의 동의를 얻을 만큼 '웰메이드'란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사실은 배우의 힘으로 가고 있다는 반응도 크다.
'상어'의 작품성이 떨어진다거나 만듦새가 너무 허술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상어'를 흥미롭게 지켜보다는 시청자들도 물론 많다. 다만 그 명성에 비해 '특별한 점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고, 이게 중론이기도 하다.
오히려 멜로, 코믹, 스릴러, 복수 등 온갖 장르의 혼합물인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대본에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이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너목들'은 시청률 1위 드라마란 소리를 들어도 굳이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포장되지는 않고 있다.
'상어'는 정통멜로와 복수극의 혼합 장르. 새로울 것 없는 소재와 내용이지만 작가-PD의 기대감에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내용이나 구성적으로 초반 우려했던 '진부함'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물론 때때로 영화 같은 장면이 아름답고 묵직한 문학적인 대사가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트렌드와는 잘 맞지 않으며 몰입이 끊어질 정도로 진도가 느리다는 반응이 많다. 더욱 문제는 복수극이지만 쫄깃한 치밀함으로 흐름을 풀어놓는 불필요한 장면들도 꽤 있다. 탱탱한 복수와 가슴 졸이는 멜로의 균형과 조화를 원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실제로 맥이 빠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 시청자는 '2배속 느리기 방송'이 아니냐는 평을 올리기도 했다.
다시한 번 말하지만 '상어'가 조잡한 나쁜 드라마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시청률을 제쳐두고 높이 평가될 만큼 감탄을 내뱉게 하는 드라마는 아니라는 소리다.
다만 이를 상쇄시키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군데 군데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도 손예진의 세밀한 감정 연기는 빛을 발하고 시청자들은 김남길의 모습을 찾기 위해 애를 태울 정도로 그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특히 둘 사이의 화학작용은 그 자체로 돈을 내고 극장에 가서 스크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 손예진-김남길, 그리고 연기 잘 하는 주변 배우들이 없었다면 동시간대 시청률 꼴찌를 기록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주목받았을지도 미지수다.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배우의 이름값을 거론하기도 하는데, 분명한 것은 시청률이 배우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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