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린 한 방’ 정현철의 통쾌한 버저비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08 03: 33

졌지만 정말 잘 싸웠다!
태극전사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렸다. 한국은 터키 카이세리 카디르 하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3 U-20 FIFA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해 8강 탈락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내용은 만족스러운 명승부였다.
한국은 먼저 골을 내주고 다시 금방 쫓아가는 양상을 반복했다. 골을 먹은 수비집중력은 아쉬웠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동점골을 뽑기를 반복했다. 백미는 연장전 후반에 나왔다. 

전후반을 2-2로 비긴 한국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한국은 통한의 골을 허용했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혼전상황에서 파라한을 마크하지 못하고 골을 먹었다.
워낙 남은 시간이 적다보니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추가시간이 2분 지난 상황, 교체로 들어간 정현철은 극적인 중거리 포를 터트렸다. 한여름 무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시원한 골이었다. 정현철의 득점과 함께 그대로 연장전은 끝났다. 그야말로 농구의 ‘버저비터’ 같았다.
어차피 승부차기는 운이 많이 작용한다. 한국이 졌다고 이라크보다 못했다고 할 순 없다. 정교한 패스워크와 승부근성, 11명이 하나로 뭉치는 능력은 오히려 동생들이 성인대표팀 형님보다 나았다. 최전방 김현부터 골키퍼 이창근까지 누구 하나 제 몫을 못하는 선수가 없이 똘똘 뭉쳤다.
최고스타 문창진과 류승우가 빠진 상황에서도 한국은 흔들림이 없었다. 축구는 팀워크라는 단순명료한 명제를 동생들이 더 잘 실천하고 있었다. 특히 정현철이 터트린 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상징했다. 새벽잠을 설쳐가며 한국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한 축구팬들은 아쉬운 패배에도 불구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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