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투윅스’, 로코-사극에 맞서는 방법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8.08 15: 44

베일을 벗은 ‘투윅스’(극본 소현경 연출 손형석)는 빠르고 탄탄한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비록 7.5%의 시청률(8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후광을 입은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13.6%)에 크게 밀리는 모양새였지만 내용에 대한 호평이 많아 2회 차에 시청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총 16부작인 ‘투윅스’는 굳이 따지자면 사회극으로 분류할 수 있는 다소 어두운 내용의 드라마다. 지난해 방송돼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SBS ‘추적자: 더 체이서’나 과거 주인공 이준기가 출연했던 MBC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의 드라마와 맥을 같이하는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경쟁작이자 같은 날 스타트를 끊은 ‘주군의 태양’은 호러라는 요소를 새롭게 가미하기는 했지만,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MBC ‘파스타’, ‘최고의 사랑’ 등에서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공블리’ 공효진과 말이 필요 없는 스타 ‘소간지’ 소지섭이 호흡을 맞추게 돼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 때문에 ‘투윅스’의 방송 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 오싹한 호러와 상큼한 로맨스를 동시에 장착한 작품과 맞서기에 한 개인에게 닥친 비극을 그리는 이 작품은 다소 무겁고 처지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평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경쟁작 KBS 2TV ‘칼과 꽃’의 경우 비록 시청률 면에서 쓴 맛을 많이 보고 있지만 이미 선두 주자로 방송을 시작했기에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었다. 더욱이 사극은 잘만 만든다면 남녀노소 시청자들을 손쉽게 아우를 수 있는 효과적인 장르다.
그러나 '투윅스'는 첫 방송만으로 이런 우려들을 깨끗이 씻었다. 방송 말미 주인공 장태산(이준기 분)가 휘말린 끔찍한 살인 사건은 호러 못지 않은 스릴감을 전달했다. 질질 끌지 않고 한 회 안에 앞으로 등장할 사건들의 밑밥을 알차게 깔아가는 급진적인 전개 역시 속도감이 있어 시원시원했다.
매력있고 인간적인 캐릭터들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한 몫했다. 이준기가 연기한 장태산은 유쾌하고 속이 없는 듯 보이지만, 마음에 품은 깊은 상처가 암시되는 모성애를 자극하는 인물이었고, 김소연이 연기한 박재경 검사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털털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청순한 이미지와 모성애 연기가 돋보였던 박하선과 요즘 대세 류수영 역시 각각 서인혜와 임승우를 인상적이게 그려냈다.
장태산의 딸 서수진을 연기한 아역 이채미의 연기 또한 천사같은 모습으로 '드라마의 진정한 여주인공'이라는 칭찬 속에 첫 선을 보였고, 악역인 김해옥과 조민기 역시 타 드라마들의 명품 악역들에 밀리지 않는 치밀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속도감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투윅스'가 2회 방송에서 더 많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새로운 수목 대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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