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철이' 유아인 "나도 사랑받고픈 청춘이랍니다"[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10.01 16: 10

유아인과의 만남은 꽤 오랜 기간 벼르다 이뤄졌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때부터 인터뷰를 노렸지만 그가 스케줄을 잡지 못하거나 기자가 맞출 수 없어 번번이 불발됐다.
(개인적으로) '성균관 스캔들'을 보고서 섹시하게 끌렸던 이 배우는 새 영화 '깡철이'를 통해 이번 인터뷰가 이뤄지기 까지 영화 '완득이', 드라마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왔더랬다. 그것도 다 주연이다. 개인적으로 '성균관 스캔들' 속 튀지 않던 걸오, 하지만 박유천, 송중기의 아우라를 뛰어넘던 그 재주에 끌린 바 있다. 오버 액션하지 않아도 '나는 가진 게 워낙 많아 굳이 설치지 않아도 돼. 내 매력은 너희가 알아서 알아봐' 하는 듯한 형언할 수 없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전에 '하늘과 바다'도 보았고 '결혼 못하는 남자'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을 모두 봤지만 이 배우는 차마 가늠하기조차 힘들었다. 또래 중 연기가 눈에 띄는 것은 알겠고 어딘가 우수에 찬 뒷골목 소년 같은 아우라가 매력적이었지만 가끔 SNS에 쓱쓱 올리는 글은 또 짐짓 정의로워 보이기도 했다. 이거 뭐지, 흔한 배우들이 갖는 '똘끼'인가? '척'인가?  

제한된 40분의 만남. 뭐 그나마도 4분의 1분쯤은 그의 호방한 웃음소리를 듣는 것으로 흘리고 아쉬운 문답이 오갔다. 유아인이 피우던 전자담배의 연기처럼 허망하게 사라져간 시간, 솔직히 손톱만큼도 그를 알 순 없었다. 만나고 나와서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도 떠올려본다. 자꾸 곱씹어본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서.
'유'
리한 건 청춘이기 때문이다..'인기 비결, 스스로의 매력에 대하여'
현실적인 청춘에 가까운 내 이미지 때문 아닐까. 하이틴, 판타지 꽃미남 식으로 소비되는 20대의 이미지보다는. 고민도 하고 누군가의 속도 좀 썩히고 혼란스럽고 그런? 작품을 해나가는 것이나 대중과의 스킨십을 갖는 모든 행위들에서 그런(현실적인 청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웃음)
나에 대해 덜 '거짓말스럽게'랄까. 대단히 상남자도 아니고 대단히 아티스트 적이고 그런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대단히 청춘의 바람(혼돈) 속에 휩싸여있는 사람은 아니다.(웃음) 사실 (이런 내가) 안 팔릴 줄 알았고 관심도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시대를 잘 만난 것도 있겠고 그보다 시대를 그렇게 만들고 싶기도 하다. 이젠 '유아인은 그런 애다'라고 익숙해진 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선입견을 바꾸고 시대를 바꿔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미하게나마.
그러려면 매력적이어야 한다. 매력적이어야만 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나. 매력적인 방식과 전략을 갖춰야할 필요가 있다. 사실 그게 '배우'인 것 같아.
'아'
, 우리 엄마 그리고 김해숙..'김해숙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배웠다.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다. 아주 치열하게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확신을 갖고 연기를 하지만 혹시나 빈틈이나 구멍이 어디일까 늘 걱정하는 것, 어렵게 접근하는 자세를 배웠다.
그래야 잘할 수 있고 멈추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김해숙을 이렇게 칭했다)가 늘 신선하게 흘러가는 배우일 수 있구나 느꼈다. 엄마를 보고 배웠다. 사실 나이 많은 선생님들일수록 힘들 거다. (연기에 대한) 정답을 갖고 계신 분들이니까. 하지만 엄마는 더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결국 영화의 느낌표를 만드는 것 같다.
또 이 영화는 (진짜 우리) 엄마에게, 아빠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인'
기 얻고 싶어, 나도 늘 사랑받고 싶은 남자..'다음 작품은?'
나도 사랑받고 싶다. (외면, 외로움 같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도 당연히 있다.
다음 작품은 멜로에도 관심 있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하면서 멜로에 대한 생각이 커졌다. '화양연화'나 19살에 봤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 또 국내 멜로 중에는 웃기게도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무척 좋아한다. 사실 멜로라고 해도 내가 바라는 건 뽀송뽀송한 건 아닌 것 같다. 내 나이 스물여덟, (멜로 연기하기에) 한창인가?(웃음) 스물 세 살이었으면 좋겠다. 영원히.(웃음)
 
시간상 질문이 몇 개 없었다. 그래도 답은 길었다. 장황한 듯 하면서도 힘이 실린 어조에서 청춘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감질 나는 인터뷰는 아무래도 너무 짧았다. 다음에 또 다시 보기로, 더 얘기하고 더 알아보기로 한다.
한편 가진 것 없어도 '깡' 하나와 긍정의 힘으로 거친 세상을 살아가던 부산 사나이 강철(유아인)이 사랑하는 엄마 순이(김해숙)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뒤흔들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세상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깡철이'는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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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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