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비밀', 톱스타도 물리친 대본의 힘


[OSEN=권지영 기자] KBS 2TV 수목 드라마 '비밀'이 톱스타를 앞세우며 하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과 MBC '메디컬탑팀'의 맹공격에도 수목극 왕좌를 지키고 있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비밀'은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5%대 시청률로 출발해 6회 방송분에서 자체최고 시청률 14.6%를 기록하며 정통 멜로의 힘과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은 '비밀'의 흥행에는 대본의 탄탄함이 가장 큰 몫을 했다는 평이다. 2012 KBS 미니시리즈 극본공모전 우수상 당선작인 '비밀'(최호철, 유보라 작가)은 매회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폭풍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사랑 때문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게 된 유정(황정음 분)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과정과 그런 유정을 뒤로한 채 권력을 탐하며 위로 올라가려는 도훈(배수빈 분), 자신을 향한 분노의 대상을 유정으로 설정하고 그의 주위에서 맴도는 민혁(지성 분), 민혁을 사랑하지만 딱딱한 가면 속에 자신의 얼굴을 숨긴 세연(이다희 분) 등 주요 등장인물은 밑그림이 모두 그려진 극 안에서 활개를 치며 높은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TV를 보는 시청자의 진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매회 사고, 수감, 출산, 폭행, 배신, 출소, 사망, 이별 등의 커다란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며 유정을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음에도 시청자에게 '비밀'이 그저 그런 막장 드라마로 치부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유정의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능동성에 있다.

유정은 사랑 앞에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인물. 사랑하는 도훈 대신 뺑소니 죄를 뒤집어쓰기로 하며 만류하는 도훈에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고 감옥으로 들어간다. 또 감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지키기 위한 강인한 모성애를 발휘하거나, 이후 아버지가 죽은 후에는 도훈에게 서로의 인생을 위해 헤어지자고 먼저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립하려는 모습을 매회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유정의 모습은 그간의 드라마에서 헌신하는 여자를 배신하는 남자인 도훈과 같은 캐릭터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했던 여주인공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또 이미 이들의 '비밀'을 이미 알고 있는 시청자는 유정을 안타까워하며 손에 땀을 쥐면서도 언젠가 시원하게 펼쳐질 유정의 복수극을 응원하게 돼 몰입도를 높인다.

또 재벌 2세 민혁이 유정을 사랑하게 된다는 뻔한 설정도 민혁이 사랑하는 여자와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신을 향한 분노의 표출 대상을 유정으로 설정했다는 지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민혁은 사랑했던 여자인 지희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지희를 차로 친 범인으로 알고 있는 유정을 긴 시간동안 괴롭히다가 자연스럽게 연민을 느끼고 이후 '비밀'을 알게 된 후 고통스러워 할 집착남의 모습에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처럼 폭풍 전개 속에서도 빈틈없이 촘촘한 '비밀'의 거미줄 전개는 매회 영화 못지 않은 흡인력을 발휘하며 쌀쌀한 가을, 단 하나의 정통 멜로로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고 있다.

jykwon@osen.co.kr

인기기사
    OSEN 포토 슬라이드

    OSEN 포토 샷!

      Oh! 모션

      OSEN 핫!!!
        새영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