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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정우-바로의 미묘한 기류…눈치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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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민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가 고아라-정우-유연석의 단순 삼각 러브라인을 예상했던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극중 성정체성이 불분명하게 표현된 바로가 정우와 미묘한 남남(男男) 케미를 생성해 판단을 교란케 한 것.

지난 16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 10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편은 1994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서 새해의 시작을 함께 맞이한 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경남 삼천포시 터미널에서 사랑 고백과 첫 키스를 동시에 이뤄낸 칠봉이(유연석 분)와 성나정(고아라 분), 일출을 보던 배에서 입맞춤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삼천포(김성균 분)와 윤진(도희 분), 그리고 심야영화 3편을 단둘이 관람했던 쓰레기(정우 분)와 빙그레(바로 분)가 바로 그 주인공들.

당초 '성나정 남편 찾기'에서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칠봉이 나정을 향한 깜짝 고백과 기습 키스, 현재의 부부로 확인됐던 삼천포-윤진의 첫 입맞춤은 화제가 됐지만, 예상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쓰레기의 행동은 궤도가 어긋나도 꽤 어긋났다.

쓰레기는 12월 31일의 발표수업이 교수의 부상으로 무산되자, 삼천포가 아닌 동성의 친구들이 있는 당구장으로 뛰었다. 일본 측 구단과의 중요 미팅이 연기되자, 곧장 나정이 있는 삼천포로 내달렸던 칠봉이와 사뭇 대조된 모습이었다.

변주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빙그레의 삐삐 한 통에 친구들에게 거짓말까지 하며, 영화관으로 뛰어간 것. 나정과 한 번 봤던 영화임에도 "내용이 하나도 기억 안난다"며 같은 영화를 보는 모습 역시 동성간에는 흔하지 않는 경우다. 물론 이는 나정과 마찬가지로 곁에 있던 서로의 존재로 인해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영화를 보기 위해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쓰레기-빙그레의 모습은 "그렇게 우리의 첫사랑은 새롭게 두근거리고 있었다"는 나정의 내레이션이 덧입혀졌다.

이같은 묘한 기류는 2013년 현재의 상암동 나정의 집에서도 이어졌다. 다른 이들과 소파에 앉아있던 쓰레기와 빙그레는 옆에 앉아 남다른 돈독함을 과시했다. 두 사람이 손깍지를 끼거나 팔장을 끼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게끔 하는 카메라 구도는 시청자를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지난 9화에서도 이런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쓰레기는 빙그레를 위로해주고자 단둘이 술을 마셨고, 비오는 처마 밑에서 빙그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함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연인 포스'를 내비쳤다. "강아지 닮았다"며 머리를 쓰다듬거나, 턱을 간지럽히기도 했다.

이미 5화와 6화에서 웃옷 탈의와 왕게임 뽀뽀 등의 에피소드로 전작 '응답하라 1997' 준희(호야 분)에 이어 동성애 코드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빙그레의 모습에 쓰레기까지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추게 된 것. 이는 나정의 마음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쓰레기의 모습과 교묘하게 맞물려 시청자의 판단을 흐릿하게 휘저었다.

물론 쓰레기는 "우리집이 남자 셋에 막내라 너같이 꼴통같은 남동생 생기면 챙겨주고 싶었다"고 자신의 행동을 설명한 바 있다.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말을 비웃듯, 이미 방송 5주만에 '응답하라 1997'의 최고 시청률을 가뿐히 뛰어넘은 '응답하라 1994'. 이 작품의 매력은 공감을 자아내는 풋풋한 스무살 시절, 따뜻하고 정감있는 우정과 가족애, 그리고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아리송해진 러브라인이 아닐까싶다.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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