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우리카드 돌풍 마지막 퍼즐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2.20 07: 10

외국인 전성시대가 열린 프로배구지만 예외도 있다.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기대 이상의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숀 루니(31, 206㎝)의 활약에 따라 우리카드는 태풍으로 발전할 수도, 아니면 돌풍 수준에서 머무를 수도 있다.
우리카드는 2라운드를 3위로 끝마쳤다. 9승 3패를 기록하며 승점 23점을 올렸다. 4위 대한항공(승점 16점)보다는 2위 현대캐피탈(승점 24점)과 더 가깝다. 창단 후 첫 시즌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원동력은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다. 득점 전체 7위에 올라있는 최홍석(207점)을 비롯, 신영석(141점) 김정환(137점)이 골고루 득점에 가담하고 있다. 센터 포지션에서 점점 빛이 나고 있는 박진우, 언제든지 한 건을 해낼 수 있는 레프트 안준찬까지 포함하면 득점원은 충분한 편이다.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할 경우 우승도 할 수 있다”라는 평가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반면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2006년과 2007년 현대캐피탈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루니를 시즌 직전 영입했지만 당시와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 점유율이 늘어났고 이를 버텨낼 수 있는 힘과 높이가 중요한 시대다. 상대적으로 득점의 폭발력에 있어 약한 면모를 보이는 루니의 단점이 도드라질 수 있는 여건이다.
물론 시즌 초에 비하면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루니다. 몸 상태도 끌어올렸고 세터 김광국과의 호흡도 점차 좋아진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싸움에서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의 진단이다. 강 감독은 “루니가 수비나 다른 부분에서는 좋다”라고 하면서도 “외국인 선수는 아무래도 수비보다는 공격이다. 리시브가 안 될 때는 외국인이 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득점이 나지 않으면 팀 분위기도 처진다”라며 고민을 드러냈다.
실제 루니의 올 시즌 오픈 공격 성공률은 41.94%에 그치고 있다. 규정 점유율을 채운 12명 중 11위다.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우리카드 공격이 풀리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다. 강 감독은 “국내 선수들은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오픈 공격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루니가 해줘야 하는데 아쉽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강 감독은 “어쩔 수 없다. 끌고 가야 한다”라며 루니에 대한 기대치를 접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리시브 보완을 통한 다양한 공격 루트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픈에서는 가장 약한 듀오인 최홍석과 루니는 퀵오픈(C퀵)에서는 전체 1·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속공 공격수인 신영석도 든든하다. 우리카드가 루니의 활용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끼어 맞추며 막판까지 달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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