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기황후’, 오각로맨스+정치극=쫄깃한 시너지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12.25 08: 03

‘기황후’가 로맨스와 정치극의 조화를 제대로 보여주며 쫄깃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로맨스의 애절함이 감동과 함께 극의 흐름을 조금 느리게 만들라치면 곧 인물간의 숨 막히는 세력 다툼이 그려져 긴장감을 주는 형태다. 로맨스와 정치극의 요소가 적절히 배치된 이런 균형 감각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드라마를 향한 관심을 놓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20시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당기세(김정현 분)의 계략에 넘어가 위기에 처하게 되는 황제 타환(지창욱 분)과 기승냥(하지원 분), 왕유(주진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타환은 기승냥에게 “왕유와 말을 섞지 말거라. 쳐다봐도 안 되고, 그 놈 보고 웃어도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절대로 그 놈 때문에 내 앞에서 울지 말거라”라고 명령했다. 왕유와 기승냥이 특별한 관계임을 알기에 질투를 한 것.

그러나 기승냥은 자신의 마음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나와 함께 고려로 돌아가겠느냐. 함께 가자”고 말하는 왕유의 말에 동의하며 따라가겠다는 의사를 적극 밝혔고, 질투심을 드러내는 타환의 모습에는 미소로만 답했다.
현재 '기황후'는 타환-기승냥-왕유의 삼각관계 외에도 타나실리(백진희 분)와 당기세 남매가 로맨스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사랑은 짝사랑일 뿐이지만, 주인공들의 목숨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인물들이기에 극에 더욱 큰 긴장감을 준다.
기승냥과 일종의 언약을 한 왕유는 황후인 타나실리에게는 박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의 호감과 신뢰를 샀다. 이날 왕유는 궐 안에 쥐가 나타나 놀란 타나실리를 번쩍 들어 안고 그의 처소까지 직접 데려다 줬고 타나실리는 왕유의 박력있는 모습에 반해 더욱더 설레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왕유에게 설렘을 느끼는 타나실리의 모습이 다소 순진하고 귀여운 편이라면 기승냥을 향한 그의 오빠 당기세의 사랑은 잔인하고 뜨겁다.
앞서 당기세는 여자인 기승냥의 모습에 반해 그를 자신을 첩으로 만드려 노력했다. 그러나 기승냥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가 당기세임을 알고 있었고, 그를 향해 적대적인 감정만을 갖고 있었다.
당기세는 궁궐 안에 명종의 혈서가 발견됐고, 곧 그 혈서대로 황궁 안에 저주가 시작될 것이란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사람이 왕유임을 눈치챘다. 그렇지 않아도 기승냥과 그의 관계를 의식하며 홀로 분을 삭히던 그는 왕유와 타환, 기승냥을 한 번에 위기에 빠트릴 묘안을 생각해 냈다.
당기세는 조금씩 강해지며 자신의 아버지 연철 승상(전국환 분)을 압박하는 타환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가 그의 뒤에서 조종을 하고 있는 것이라 느꼈고, 그 조절하는 사람이 기승냥이라 여겼다. 그는 타환이 명종의 혈서를 가진 자를 찾기 위해 고려촌으로 사람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타환이 보낸 사람을 매수해 타환과 기승냥이 자신이 정한 장소에 오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 연철에게 다가와 신뢰를 얻으려 하는 왕유에게도 마치 연철이 왕유를 부른 듯, 같은 장소로 불러냈고, 세 사람은 당기세의 함정에 빠졌다. 연철이 혈서를 찾으려는 자들이 모여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을 찾아오게 만든 것.
그러나 예상치 못한 구원의 투수가 있었다. 타환이 황궁에 없다는 얘기를 들은 태후가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것. 또한 연철은 자신의 아들 당기세 보다 왕유를 더욱 믿었고, 그를 의심하게 만드려 하는 아들을 질시를 한다며 때리기까지 했다.
타환과 왕유가 목숨을 건진 사이 궁녀인 기승냥은 당기세에게 끌려가게 됐고, 당기세는 "네 년을 가지지 못할 바에야 누구도 가지지 못하게 하겠다"며 섬뜩한 말을 내뱉었다. 이도 잠시, 곧 왕유는 연철과 거래를 하고 기승냥을 구했고, 타환은 이를 질투어린 모습으로 지켜봤으며 당기세는 분노했다.
이처럼 '기황후'는 로맨스와 정치극을 적절히 배합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5명 인물들의 각기 다른 사랑의 색깔이 주는 흥미와 전국환, 김서형, 이문식, 정웅인, 김영호, 진이한 등이 펼치는 두뇌 싸움은 기존 사극의 수준을 뛰어 넘었다. 쫄깃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이 드라마가 얼만큼 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eujenej@osen.co.kr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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