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투수조 훈련, 야구장에 웬 럭비공?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1.24 07: 11

“런닝 훈련, 체력과 관련 없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조 런닝 훈련에 럭비공이 나타났다. 지루한 런닝 훈련을 즐겁게 하자는 취지. 투수조 런닝 훈련을 지도한 이지풍 넥센 트레이닝코치는 “런닝은 체력과 관련 없다”면서 “지루한 런닝 훈련을 재밌게 하려고 럭비공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23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 볼파크에 위치한 넥센 스프링캠프장에서는 오전 투수조 훈련이 한창이었다. 연습장 한편 오른쪽 외야 펜스에서 왼쪽 외야 펜스까지 100m가 넘는 거리를 두 명이 팀을 이뤄 럭비공을 주고받으며 왕복했다. 

훈련을 마친 이지풍 코치는 “우리 팀은 런닝 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다”며 “적게 하는 런닝 훈련이지만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럭비공을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상황에 따라 런닝 훈련의 재미를 위해 다른 방법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넥센이 런닝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장을 꾸린 또 다른 구단은 오전 훈련을 런닝 훈련으로 시작했지만 넥센은 오전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시작해 대조를 이루는 모습을 보였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의 지론은 확실했다. 체력과 런닝 훈련이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 10년 넘는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미국 야구 관계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한 결과다. 런닝 훈련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웨이트를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을 강조했다.
이 코치는 "성적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부상을 줄이고 체력을 향상시키는데 런닝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달리기 선수를 만드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시즌 넥센은 런닝 훈련을 적게 가져갔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인 9월 성적은 14승 4패로 가장 좋았다.  
이 코치는 염경엽 감독의 신뢰 속에 런닝 훈련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 훈련을 고수한다. 런닝 훈련을 할 때는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럭비공 등을 이용한다. 이 코치의 소신 속에 올 시즌도 넥센이 부상 없이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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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미국 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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