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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이펙트' PD "비=워커홀릭, 정지훈=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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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민 기자] 비(31·정지훈)가 태진아와의 '라 송' 콜라보 무대로 차트순위 역주행을 겪는 등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비의 파격(?)적인 '라 송' 콜라보는 11년차 가수 비가 대중들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라, 대중의 흥미를 유발했다.

이 같은 '내려놓기'는 실상 앞서 선보인 비의 생애 첫 리얼리티 프로그램 엠넷 '레인 이펙트'가 먼저였다. 총 6회 방송으로 지난주 종영했던 '레인 이펙트'는 가수와 배우로서의 비의 모습만 아니라 인간 정지훈의 모습을 드러내 호응을 얻었다. 당시 '레인 이펙트' 연출을 맡았던 비와 동갑내기인 신천지 PD는 최근 OSEN과 만나 촬영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 리얼리티의 시작…인간 정지훈이 궁금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주인공이 밀착해 오랜 시간을 할애해 촬영하고, 이후 편집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방송이다. 이 때문에 가끔은 제작진의 사견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몇몇 아이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면 팬심이 가득찬 영상과 구성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비를 바라보는 신천지 PD는?

"좀 미안하게도, 프로그램을 맡기 전까지 관심이 전혀 없었다. (비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다. '레인 이펙트'를 맡게 되면서 그의 음악들을 들어봤다."

신 PD의 이 같은 무(無)관심은 비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객관적으로 TV 화면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도왔다. 비에 대한 각별한 애정 없이 '레인 이펙트'를 맡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흥미는 있었다. 조사를 해보니 다큐를 제외하고 이런 식으로 (비의) 리얼리티가 나간 적은 없더라. 많은 이들이 비에 대해선 알지만, 인간 정지훈은 얼마나 알고 있을지가 궁금했다. 밥은 뭘 먹고, 쉴 때는 누구와 뭘 하는지…. 그게 궁금해서 하게 됐다."

군 전역 후 생겨난 다소 좋지 않은 이미지들을 의도적으로 '세탁'하기 위한 리얼리티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부에선 일었다. 이같이 민감한 부분에 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자 단번에 일축한다. 리얼리티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라는 것.

"안 좋은 이미지나 안티팬을 돌리는 게 의도라면 포맷 자체를 바꿔야 했다. 눈물의 해명을 한다든가, 봉사활동을 따라가든가 말이다. PD는 프로그램 출연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지만, 리얼리티는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애초 계획대로 인간 정지훈을 보여주자는 게 내 의도였고, 그렇게 방송됐다."

# 호랑이를 기다리는 다큐 PD의 심정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아이돌 그룹과 이효리 등의 여성 솔로가수의 리얼리티와는 또 다른 노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 신인이 아니라 원하는 그림을 연출할 수도 없었고, 셀프 카메라로 홀로 수다를 이어가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저 일상을 찍을 수 밖에 없다. 근데 비가 참 재미 없는 사람인 게, 일 밖에 없었다. 찍을 수 있는 요소가 집, 연습실, 방송국이 대부분이었다. 술도 많이 안마시고, 게임도 안하고, 내용이 반복돼 매회 방송 분량을 뽑기도 힘들었다."

하루 15시간씩 비를 팔로우하는 카메라부터 24시간 잠자는 것까지 몽땅 촬영하는 CCTV까지 10여대가 하루에 쏟아내는 촬영분만 하루 273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사용할만한 특별한 영상은 쉬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신 PD의 설명이다.

"(앞서 방송된 리얼리티 '이효리의 X언니') 효리 언니의 경우 소셜이라는 요소도 있고, 스타일 관련 이야기도 많았다. 카메라를 보며 혼자 말하는 것도 수월했다. 비 같은 경우엔 그러기가 힘들다. 카메라를 고정시켜 둔 채로 호랑이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다큐 PD의 심정으로 묵묵히 기다렸다."

# 월드스타 비 vs 인간 정지훈, 1인 2매력 탐구
美 할리우드 영화 주연, 타임지 선정 100인 등으로 월드스타로 불렸던 비의 국내외 인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더 프린스'(감독 브라이언 밀러) 촬영으로 브루스 윌리스와 호흡하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고, 해외 팬들이 수시로 몰렸다.

"비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느낄 수 있었다. 해외 어디서 팔로우 촬영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미국… 어디를 가도 시민들이 비를 알아봤다. 호텔방에서 공연장까지 도보 5분 거리 촬영을 시도했다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촬영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반면 인간 정지훈은 평범했고, 허점투성이였다. 반려견에게 무시(?)당하고, 헤어캡을 쓰고 세안하고, 화장품을 바닥까지 사용했으며, TV와 세탁기를 켜지 못해 쩔쩔매다 여동생에게 SOS를 요청하기도 했다.

"주변인 인터뷰 중에 방송되진 않았지만 이런 게 있었다. '정지훈은 초등학생이다'는. 그만큼 정지훈에 대해 잘 표현한 건 없었던 것 같다. 이걸 상황을 통해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허술함도 있었지만, 인간적인 따뜻한 면도 탁월했다는 설명을 위해 신 PD는 방송되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추가로 털어놨다. 미국 촬영을 끝내고, 인서트 촬영을 위해 제작진이 미국에 남고 비, 비 매니저, 신 PD만 한국에 오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당시 이야기다.

"아틀랜타에서 10여 시간을 경유했다. 미국에서 잠도 자지 않고 힘들었던 상태라 공항 라운지에서 잠을 자는게 편했을 텐데, 내가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니깐 비도 밖에 나와서 10여시간을 함께 기다려줬다. 카메라도 없을 때라 촬영도 못하는 상황인데, 함께 온 사람을 배려해 준 거다. 그때 정지훈의 인간적인 면을 재차 확인했다."

gato@osen.co.kr
<사진> 엠넷 제공, '레인 이펙트' 캡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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