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90분 동안 공격만 하는 경기 해보고파"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2.05 09: 00

"90분 동안 공격만 하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겨울 이적시장의 화두는 전북 현대였다. 지난해 이승기 정인환을 비롯한 주전급 선수 7명을 영입한 전북이 올해도 '베테랑'김남일을 비롯해 한교원 이승렬 최보경 이상협 김인성 등을 팀에 합류시켰다. 브라질 출신의 마르코스와 카이오까지 더하면 지난해를 뛰어넘는 '폭풍 영입'이다.
그러나 최강희 전북 감독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나무를 본다면 만족스러운 영입이지만 숲 전체를 바라보니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북의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최 감독은 "선수층은 넓어졌는데 큰 선수들이 부족하다"며 아쉬워했다. 경색된 자금줄 때문에 선수단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다른 구단들이 들으면 서운할 법한 말이지만 최 감독만의 계산법은 따로 있었다. 그는 "큰 경기에서는 결국 큰 선수들이 결정을 지어준다. 하지만 이번에 영입한 공격쪽 선수들은 모두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완성 단계의 선수들이 아니다. 다 비슷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우려는 지난 4일(한국시각) 상파울루에서 열린 상파울루 FC와 연습경기에서 드러났다. 전북은 브라질 프로축구의 '강호'인 상파울루 FC를 상대로 주전 멤버를 처음으로 가동해 90분을 뛰게 했지만 1-2로 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상파울루의 공격에 맥을 못추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두 골을 먼저 헌납했다. 이동국의 발리 슈팅 득점으로 간신히 영패를 모면했다. 이동국 이외에 경기 분위기를 반전 시켜줄 선수가 없었다. 최 감독은 "제대로 된 팀을 만나 예방 주사를 맞았다. '닥공(닥치고 공격)'팀이 수비만 했다.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봤다"며 경기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제 최 감독의 '담금질'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차례다. 최 감독은 오히려 할 일이 많아진 상황이 즐거운듯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 부족한 부분을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많으니 조직력을 끌어 올리고 팀을 만든 뒤 나는 믿고 기다리겠다." 이날 패배는 최 감독의 '팀 만들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었다.
최 감독은 다양해진 '공격 루트'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전북은 올해 한교원 김인성의 발을 이용한 측면 공격, 카이오의 왼발 중거리 슈팅, 마르코스의 드리블 돌파 등으로 스피드와 밸런스를 더한 업그레이드 된 공격을 꿈꾸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 팀은 이동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다. 동국이가 골 냄새를 잘 맡으니 빠른 스피드로 측면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선수들이 필요했다. 여기에 왼발잡이와 중거리 슈팅을 때려줄 수 있는 선수도 필요했는데 모두 영입했다. 전술 폭이 다양해졌다. 이 선수들을 가지고 패스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홈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한 '스페셜 닥공'도 구상 중이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 아래에 레오나르도, 마르코스, 카이오를 배치해 공격만 하는 전술이다. 최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 3명을 2선에 배치하면 공격은 정말 강해진다. 물론 수비 부담이 크지만 모험적인 경기를 할 때 가동해보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최 감독은 마지막 한마디는 더욱 과감했다. "90분 동안 공격만 하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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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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