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안현수의 새 이름은 왜 ‘빅토르’가 됐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2.13 13: 45

러시아 국적으로 재기에 성공한 ‘빅토르 안’ 안현수(29, 러시아)가 연일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안현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5초062의 기록으로 3위로 골인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러시아 역사상 쇼트트랙에서 첫 메달을 따내 러시아의 국민영웅이 됐다.
러시아에서 안현수는 ‘빅토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왜 이런 이름을 갖게 됐을까. 사연이 있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12일 안현수가 동메달을 따기까지 과정을 상세하게 그렸다. 

이에 따르면 원래 안현수는 귀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렉스’라는 이름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구소련의 가수황제 고(故) 빅토르 최(Виктор Робертович Цой,1962~1990)의 영향을 받아 이름을 ‘빅토르’로 지었다고 한다.
빅토르 최는 1980년대 중반 소련에서 저항적이면서 자유지향적인 노래를 부른 국민가수다. 빅토르 최는 공산독제체제 억압당한 소련의 젊은이들에게 ‘자유의 상징’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안현수는 빅토르 최가 한국계라는 점에 착안해 자신에게 같은 이름을 붙였다. 또 빅토르가 ‘Victory’로 승리를 의미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꾼 안현수는 모스크바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동메달을 딴 안현수에게 아파트 한 채를 선물로 줄 계획이라고. 안현수는 “꼭 아파트를 받아서가 아니라 모스크바의 생활이 만족스럽다. 올림픽이 끝나도 계속 러시아에서 지낼 것이다. 코치를 하려면 배울 점이 많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표팀은 안현수가 은퇴한 뒤에도 코치직을 보장한 상태다. 안현수는 올림픽이 끝나는대로 연인 우나리 씨와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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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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