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앙돌' 주상욱, 이렇게 멋진 찌질남을 봤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3.06 08: 38

MBC 수목극 ‘앙큼한 돌싱녀'는 주상욱의 지상파TV 미니시리즈 첫 주연작이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 조연으로 활약하며 톱스타 자리에 올라선 그이지만 본격적인 무대에서 남자 원톱 주연으로서의 검증은 이제부터인 셈. 출발은 일단 성공적이다.
주상욱의 예전 캐릭터는 깔끔하고 고상한 재벌가 상속자 '실장님'으로 통했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에서 '실장님'이란 대개 반짝반짝 빛나지만 영원한 2인자에 불과하다. 주상욱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고정 이미지를 깨며 배우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선덕여왕'과 '자이언트' 케이블방송의 화제작 '텐'시리즈 출연을 거치며 팔색조 매력을 과시한 것이다.
그리고 2014년 봄을 주상욱은 로코 '앙돌'의 멋진 남자 차정우로 맞이했다. 이민정과 함께 남녀 주연 자리를 꿰찬 그의 상대들은 하나같이 막강하고 위력적이다. 지난 달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과는 '앙돌' 1,2회 연속 편성으로 맞대결을 펼쳤고 이번 주에는 그 후속프로 '쓰리데지즈' 박유천과 진검승부다. 와중에 KBS 2TV '감격시대'에서는 발군의 연기력으로 거듭난 김현중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맞선 주상욱의 초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별그대'의 기록적인 시청률에 밀려 첫방 6.4% 시청률로 출발했던 '앙돌'은 5일 AGB닐슨 집계결과 전국 10.3%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감격시대'의 전국 시청률은 12%, '쓰리데이즈' 11.9%로 1~3위 간의 시청률 차가 불과 1.4%포인트 오차 범위 안에 몰렸다.
지난 ‘앙큼한 돌싱녀’ 3회 방송에서 차정우(주상욱)는 나애라(이민정)를 향한 ‘응큼한 복수’를 실행 하기 위해 D&T 소프트 벤처스에 입사지원을 한 나애라를 합격시켰다. 차정우는 자신의 회사에 들어오겠다는 나애라에 황당해하며 절대 뽑지 않겠다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나애라가 ‘짝꿍’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을 험담 하자 평정심을 잃고 분노를 불태우며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 것.
차정우는 나애라가 보는 앞에서 비서들을 소집해 당당하게 인사를 받거나 인턴인 나애라에게 “우리는 일대 일 대화를 쉽게 할 수 없는 사이”라고 말을 하는 등 대표의 자리에 오른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며 귀여운 허세로 웃음을 자아냈다. 특유의 자상함과 젠틀함으로 여사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차정우가 나애라를 상대로 유치하고 소심한 복수를 펼치는 모습은 이 두 사람의 코믹 케미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절대적인 요소다.
이 과정에서 주상욱이 보여주는 찌질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외관상으로는 완벽한 차도남의 모습을 선보이면서도 뒤 돌아서면 투정을 부리거나 나애라에게 은근히 휘둘리는 듯한 코믹하고 허당스러운 면모를 적절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다.
주상욱은 소심한 찌질남과 차도남을 오가는 연기로 두 가지 매력을 맛깔 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나애라의 상상 속 또 다른 차정우의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 그 묘한 경계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 동안 주상욱이 선보였던 실장님 또는 사장님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캐릭터다.
당연한 결과로, '앙돌'의 시청률 상승과 함께 주상욱 연기에 대해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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