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퍼센트와 함께 배우는 화이트데이 달콤 디저트 만들기 [현장]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3.14 09: 17

14일 화이트데이, 아직 선물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이 기사를 유심히 보자. 사탕만큼 달콤한 보이그룹 백퍼센트가 달달한 디저트 배우기에 나선 현장을 낱낱이 공개한다. 단순한 사탕이나 과자가 아니다. 코치는 무려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 준우승에 빛나는 푸드컬럼니스트 박준우다.
서로를 TV에서만 봐왔던 백퍼센트와 박준우는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쿠킹스튜디오에서 만나, 독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하지만 흔하지 않은 두가지 디저트 레시피를 공유했다. 라면도 겨우 끓인다는 멤버들도 1시간만에 뚝딱 디저트를 만들어냈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 모두 메모지를 꺼내 레시피를 배워보자. 오늘 저녁 시간이 훨씬 더 로맨틱해질 것이다.
# 술맛이 나지 않는 샴페인 젤리, 어때

박준우는 이번 화이트데이를 위한 선물로 '샴페인 젤리'와 '와인을 머금은 배'를 마련했다. 이름만 보면 매우 어렵겠지만, 모두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메뉴다.
"식상하지 않으면서, 남녀 간에 재미있는 디저트는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이 두가지를 마련했어요. 백퍼센트나 그 또래 친구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가벼운 디저트를 생각했죠. 샴페인은 젤라틴을 불려서 녹이면 끝이고요. 와인에 절인 배도 배만 예쁘게 잘라서 끓이면 되니까요. 쉽죠."(박준우)
박준우의 코치에 따라 멤버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보컬 라인과 래퍼 라인으로 나누기. 보컬 라인 세명은 샴페인 젤리를, 래퍼 라인 두명은 와인 배를 배우기로 했다. 그러나 첫번째 스텝부터 쉽지는 않은데, 바로 샴페인 따기다. 멤버들이 모두 엄두도 못내는 동안, 박준우는 조용히 샴페인 뚜껑을 딴다. 멤버들 사이에 감탄이 오간다.
"소리가 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해요. 뻥 소리가 나면 기포가 다 날아가거든요."(박준우)
샴페인을 냄비에 붓고 끓이는 건 멤버들의 몫이다. 저울을 이용해 설탕 100그램도 쟀다. 멤버들은 100그램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샴페인에 조심스럽게 붓고는 국자로 젓기 시작했다.
"정종 냄새 같지 않아?"(록현)
술 좀 먹어봤다는 록현이 말했다. 이제 레몬을 자를 차례. 박준우는 레몬을 손에 쥐고 도마 위에 굴리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호기심을 보인다. 박준우는 "이렇게 괴롭혀줘야, 레몬에서 물이 많이 나온다"며 한참을 더 굴렸다. 채를 잡고 샴페인에 레몬 1개를 모두 짜 넣는 백퍼센트. 이제 필요한 건 젤라틴이다. 이게 바로 샴페인을 젤리로 바꿔줄 예정.
"젤라틴은 언제 넣어요?"(종환)
"알콜을 많이 남기고 싶으면 지금 넣고, 알콜을 없애고 싶으면 더 끓인 후에 넣고."(박준우)
멤버들, 잽싸게 집어넣는다. 젤라틴은 차가운 물에 담가서 불려야 하는 법. 돼지나 소가죽에서 뽑아냈다는 젤라틴의 향은 영 별로다. 멤버들은 이게 신기한지, 남는 게 있으면 숙소에 가져가자고 난리다. 일단 이번 샴페인 젤리에는 8장의 젤라틴이 들어갔다.
"다 녹았어요? 그럼 끄고 식히면 끝이에요. 라즈베리나, 복숭아 조각, 포도를 넣어도 예쁘죠. 우리는 라즈베리와 민트 잎을 넣어볼게요."(박준우)
장식을 채하기도 전에 멤버들의 입은 이미 샴페인으로 향했다. "괜찮다, 이거~" 감탄사가 이어진다.
"사과 껍질에 꿀을 바른 맛이에요!"(혁진)
멤버들은 신이 나서 와인잔에 샴페인을 붓고, 장식을 한 후,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이렇게 한시간만 미리 만들어두면, 훌륭한 디저트가 완성되는 셈. 박준우는 "한시간 미리 만들 게 아니라, 평소에 여러개를 만들어두면 언제든 즉각적으로 쓸 수 있다"며 나름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 레드와인에 배를 퐁당퐁당
샴페인이 젤리로 변하는 동안, 두번째 디저트 만들기에 돌입한 백퍼센트. 그런데 잠깐, 궁금증 하나. 박준우는 어떻게 푸드컬럼니스트가 됐을까?
"외국에서 '마스터셰프' 시리즈를 봤었는데, 나도 아마추어치고는 해볼만하겠다 해서 도전했죠. 그런데 한국 버전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웠어요. 요리는 벨기에에서 유학생활 중 많이 배웠어요. 원래 전공은 문학이고요. 지금은 푸드컬럼니스트로 활동 중이죠. 곧 미식 에세이도 나올 예정입니다."(박준우)
두번째 디저트를 만들 주인공은 래퍼 라인 찬용과 창범. 첫단계부터 그리 쉽지 않다. 바로 배를 예쁘게 깎아야 하기 때문. 과도는 들어본 적도 없다는 이들은 감자깎기 칼을 들고 배의 껍질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마늘은 까봤는데, 배는 처음이에요. 예상보다 쉬운데요?"(찬용)
박준우가 처음치곤 잘한다고 칭찬했지만, 손으로 계속 주무르고 껍질을 많이 잘라내버린 배의 크기는 확연히 작아져버렸다. 이제는 숟가락으로 배를 예쁘게 도려내기. 손에 힘을 주고 둥글게 숟가락을 도려내면 동그란 배 조각이 완성된다.
"예쁘게 잘라서 넣으면, 굉장히 섹시하게 어필할 수 있어요. 아이스크림 주걱이나 칼로 잘라도 되는데, 그러면 안예쁘니까. 찬용군이 예쁘게 잘하네요!"(박준우)
상대의 칭찬에 자극받아서였을까. 창범은 온몸을 기울여 혼신의 힘을 다해 배를 떠낸다. 서로 더 크고 예쁘게 배를 떠내겠다며 한참을 옥신각신하는데, 다음 주인공 레드와인이 등장했다. 이들을 구경하던 록현은 "와인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들떴다. 숙소에서도 연습끝나고 혼자서 많이 먹는단다. 그럼 직접 와인을 따지 않겠냐고 오프너를 건네니 난색을 표한다.
"와인 딸 줄은 몰라요. 숙소에서도 늘 낑낑거리거든요."(록현)
 
박준우는 와인 병을 따서 코르크 냄새를 맡아보게 했다. 그는 "코르크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면, 상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만약 여기서 냄새가 좋지 않으면 와인이 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냄비에 와인 한병을 다 붓고, 다음에는 설탕 150그램 맞추기. 저울이 가리키는 대로 150그램을 부으니 예상보다 양이 꽤 많다. 멤버들은 와인에 설탕을 부어 젓기 시작했다.
박준우는 바닐라빈을 꺼냈다. 시커먼 막대기 같은데, 우리가 흔히 먹는 바닐라향의 주인공이다.
"오징어 다리인 줄 알았어요!"(창범)
"이게 바닐라예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요. 없으면 생략해도 돼요. 칼등을 이용해 씨를 발라내서 같이 끓일 거예요. 남은 건 설탕을 보관할 때 꽂아두면 좋아요. 향이 좋아지거든요. 그리고 아까 자른 배도 부어서 같이 넣어주세요. 와인을 졸이면 끝입니다!"(박준우)
멤버들은 졸고 있는 와인을 보면서, "팥죽 같다!"고 감탄이다. 배를 끓이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서 맛을 보느라 바쁘다. 창범은 "진짜 맛있다!"며 여기저기 다니며 맛을 보여준다. 그는 바닐라빈을 챙겨서 라면 끓일 때 넣어보겠단다.
# 팬들과 함께 하는 화이트데이, 가장 행복해
백퍼센트는 사실 기억에 남는 화이트데이가 없다. 부산에 살았던 혁진만이 어머니와 맛있는 걸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화이트데이도 아마 KBS '뮤직뱅크' 대기실에서 보낼 예정. 멤버들은 팬들 앞에 서는 이번 화이트데이가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보컬의 색깔이 모두 달라요. 멤버별 목소리가 다 다른데, 이번에 좀 더 뚜렷하게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신곡 '심장이 뛴다'는 가창력이 보이는 곡이거든요.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라이브로 화음도 보여드릴 거예요."(록현)
이번 곡은 프랑켄슈타인을 콘셉트 삼아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퍼포먼스는 세지만 노래는 애절한 게 특징이다. 안무는 후렴구에서 죽었다 살아나는 모습을 재현한 환생 춤이 포인트다. 백퍼센트는 최근 민우의 군입대, 상훈의 탈퇴로 5인조로 첫 컴백하는 것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이번 앨범으로는 꼭 1위를 해보고 싶어요. 프랑켄슈타인도 잘 표현해보고 싶어서, 책도 영화도 많이 봤죠. 9개월만에 나오는 건데, 정말 준비도 많이 하고 기대도 많이 하고 있어요. 열심히 할테니 팬 여러분들도 우리를 믿어줬으면 좋겠어요."(찬용)
"벌써 우리가 3년차인데요. 정말 새로 데뷔하는 느낌이에요. 저희를 새롭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중요한 컴백인만큼 으쌰으쌰해서 파이팅하고 있죠."(록현)
당찬 각오를 다지면서, 방금 배운 요리를 응용하는 여유도 보였다. 남은 레드와인 국물에 젤라틴을 넣어 젤리를 만든 것! 멤버들은 와인이 타지 않게 숟가락으로 저어가며 젤리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평소 요리를 좀 한다는 혁진은 "손놀림이 거의 전문 요리사"라는 칭찬을 받았다.
자, 이제 마지막 단계. 배를 꺼내서 예쁘게 장식한 후, 옆에 아이스크림도 올려둔다. 숟가락을 포개서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자른 후 그릇에 같이 담으면 끝! 박준우의 시범과 달리 좀 어려운 단계다. 창범의 아이스크림을 자르면 자를수록 크기가 작아져 녹아버렸다.
"감는 게 아니라 깎는 느낌으로, 숟가락 두개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끼워서 탁탁 쳐내주세요. 찬용군, 잘하고 있네요."(박준우)
창범은 결국 그릇 탓을 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제 남은 와인 소스를 부어 예쁘게 장식하면 진짜 끝이다. 멤버들은 완성된 '와인 절인 배'를 들고 활짝 웃었다. 그 사이 보컬라인은 냉장고에 넣어뒀던 샴페인을 꺼냈다. 아직 완벽한 젤리가 되진 않았지만 숟가락으로 떠먹으니 맛이 환상적이다.
"정말 재미있네요. 술도 있고, 달콤한 맛도 있으니 여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디저트가 아닐까 해요. 아이돌이라 그런지 역시 백퍼센트는 요리하는 모습도 멋있고요."(박준우)
신이 난 멤버들과 박준우는 깔끔하게 스튜디오를 치운 후 기념 촬영에 응했다. 참으로, 훈훈한 화이트데이다.
rinny@osen.co.kr
정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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